"조각난 시신이 곳곳에 널브러져"…공습당한 가자 난민촌의 참상
요르단과 이집트 등 주변국 비판 쏟아져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빵을 사려고 줄을 서 있는데…… 사전 경고도 없이 미사일 7~8발이 후두둑 떨어졌다" "땅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고 곳곳에 조각난 시신들이 널브러졌다" "부옇게 흩날리는 회색 먼지 속에서 어린이들이 다친 어린이들을 업고 달렸다" "마치 세상의 종말처럼 느껴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당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 주택가의 참상을 CNN과 NBC 등 외신들은 이같이 전했다.
모하마드 알 아스와드는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불과 100m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그는 귀청을 찢을 듯한 미사일 소리를 듣고 공황상태에 빠졌다.
모하마드는 CNN 인터뷰에서 "미친 듯이 달려가 가족들이 무사하다는 걸 확인했지만 현장은 끔찍했다"며 "어린이들은 다친 어린이들을 업고 달리며 회색 먼지가 공기중에 가득했다. 시신은 잔해 속에 널브러져 있었고, 사람들은 피를 흘리거나 화상을 입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발작을 일으켰다"며 "(모든 게 파괴돼서) 여기가 어디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 40채 이상의 주택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들이 비명을 질렀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이들이 근처에서 뛰놀고 있었는데 별안간 미사일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모하마드는 "여성들은 아이를 잃었다고 슬퍼서 울어야 할지, 아니면 아이를 찾아서 헤매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부연했다.
부상자가 너무 많아 구급차로도 다 옮기지 못했다고 한다. 모하마드는 "어떤 이들은 당나귀가 끄는 수레를 이용해 부상자들을 병원에 옮겼다"고 말했다.
또다른 목격자인 모하마드 이브라힘은 "빵을 사려고 줄을 서 있었는데 갑자기 사전 경고 없이 7~8발의 미사일이 떨어졌다"며 "땅에도 미사일 개수만큼 구멍이 뚫렸고 곳곳에 죽은 사람들과 조각난 시신들이 널브러졌다"고 묘사했다.
그는 "마치 세상의 종말처럼 느껴졌다"며 고통스러운 심경을 드러냈다.
공습 직후 이스라엘 인권단체 브트셀렘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수 주 동안 가한 공중 폭격은 끔찍하다"고 규탄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지난 7일 이래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어린이 3542명을 포함한 8525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유엔 관계자들은 약 230만명의 가자지구 주민 가운데 140만명 이상이 집을 잃은 것으로 추산했다.
브트셀렘은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들이었으며 건물 전체가 거주자들과 함께 무너져 내렸고 온 가족이 순식간에 전멸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민간인들에 대한 이런 범죄적인 해악은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며 하마스와의 전쟁을 포함한 모든 게 전쟁에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민간인을 표적삼는 것은 언제나 금지되며 이스라엘은 이런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발리아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인 인도네시안 병원에서는 바닥에 길게 줄지어 있는 시신들과 함께 의료진이 수많은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모습이 CNN 영상에 담겼다.
병원이 너무 혼잡해 부상자들 중 상당수는 바닥에서 치료를 받았다. 병원장인 아테프 알칼루트는 "폭발로 인해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사인 모하마드 알 란은 "지금 보고 있는 건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라며 "부상당한 이들과 새까맣게 탄 시신을 보라. 우리는 그들을 안으로 들이는 수밖에 없다. 거의 모든 부상은 폭탄과 머리 부상, 절단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외무부는 오싹한 장면을 목격했다며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을 "대학살"이라고 표현했다.
PA 외무부는 성명에서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정당방위라는 구실로 행해진 대규모 대학살이라는 게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주변국들의 규탄도 이어졌다. 요르단 외무부는 엑스(옛 트위터)에 성명을 내고 "이 위험한 사태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자발리아 난민촌을 겨냥해 비인도적 공격을 자행했다"며 "이집트는 이스라엘군이 국제법과 국제인도법 조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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