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좋아한 亞 쿼터 '깜짝 MB 투입', 신의 한 수됐다... '무패' GS 칼텍스에 첫 셧아웃 패 선사

김동윤 기자 2023. 11. 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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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쩔 수 없이 투입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아시아 쿼터로 합류한 레이나 토코쿠(24·흥국생명)가 '미들 블로커(Middle Blocker·MB)'로 깜짝 활약을 하면서 무패를 달리던 GS 칼텍스에 시즌 첫 셧아웃 패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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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흥국생명의 레이나 토코쿠(왼쪽)과 김연경./사진=한국배구연맹
정말 어쩔 수 없이 투입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아시아 쿼터로 합류한 레이나 토코쿠(24·흥국생명)가 '미들 블로커(Middle Blocker·MB)'로 깜짝 활약을 하면서 무패를 달리던 GS 칼텍스에 시즌 첫 셧아웃 패를 선사했다.

흥국생명은 10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 스코어 3-0(25-22, 26-24, 25-23)으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으로서는 쉽게 장담할 수 없는 대결이었다. GS 칼텍스는 이 경기 전까지 정관장-IBK 기업은행-페퍼저축은행을 차례로 격파하며 리그에서 유일하게 무패를 자랑하고 있었다. 반면 흥국생명은 김수지(36), 김나희(34)에게 체력 안배가 필요한 상황에서 미들블로커 김채연(24), 이주아(23)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중앙이 헐거워졌다.

하지만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치열하게 진행되던 1세트 막판 깜짝 승부수를 띄웠다. 20-21로 뒤진 상황에서 김나희 대신 레이나를 미들블로커로 투입한 것. 레이나는 곧장 이원정과 함께 유서연의 오픈 공격을 막아냈고 이어진 상황에서 김연경이 빠르게 상대 코트에 때려 넣어 21-21 동점이 만들어졌다.

2세트에서는 MVP급 퍼포먼스를 펼쳤다. 15-16으로 뒤진 상황에서 또 한 번 김나희를 대신해 투입된 레이나가 3차례 공격 찬스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며 흥국생명이 20점 고지를 먼저 밟았다. 백미는 25-24 리드에서 나온 블로킹이었다.

레이나 토코쿠가 단독 블로킹에 나서는 모습. /사진=한국배구연맹

GS 칼텍스 주포 지젤 실바가 백어택을 시도한 것을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와 함께 떠 정확하게 막아내면서 세트 포인트를 따냈다. 프로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스파이커밖에 해보지 않은 레이나의 완벽한 블로킹에 서브를 이유로 후위에 있던 김연경마저 달려와 레이나에게 깡총 뛰어 안겨 기쁨을 나눴다.

흥국생명은 기세를 살려 3세트에서 김연경이 100% 공격성공률로 7점, 레이나가 유서연의 오픈 공격을 재차 막아낸 것을 포함해 60%의 공격성공률로 4점을 뽑아내면서 셧아웃 승리를 완성했다. 옐레나가 19점, 김연경이 18점으로 37점을 합작했으나, 8득점의 레이나가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일조한 것은 부정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흥국생명은 4승 1패(승점 12)로 현대건설(3승 2패·승점 10)를 제치고 여자부 선두로 나섰다.

2세트 결정적인 득점 후 김연경과 함께 만든 장면은 레이나의 시즌 전 미디어데이 인터뷰를 떠올리게 했다. 여자부 미디어데이 사전 인터뷰에서 처음 취재진 앞에 선 레이나는 "(김)나희 언니와 (김)연경 언니가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특히 연경 언니는 장난이 많아서 친구 같은 느낌이다. 일본어로 어려운 말은 잘 못하셔서 영어를 섞어가며 대화하지만, 장난도 많이 치고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아버지가 가나, 어머니가 일본인인 일본 국적의 레이나는 키는 177cm로 크지 않지만, 점프력이 좋은 아웃사이드히터다. 올 시즌 V리그가 처음 시도한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흥국생명이 처음 영입한 선수로 전체 7순위로 가장 마지막에 뽑혔음에도 아본단자 감독이 콕 집었던 선수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적응력이 빠른 점도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였다. 미디어데이 당시 레이나는 "내가 면을 좋아해서 칼국수를 좋아한다. 김밥을 가장 좋아한다"며 "지난 시즌 흥국생명의 경기를 유튜브로 봤는데 굉장히 밝고 좋은 팀이라 생각했다. 팀에 합류해 함께 훈련하다 보니 상상대로 밝은 팀이어서 적응하기 굉장히 쉬웠다"고 활짝 웃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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