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김포구’ 현실화되면...아파트값 향배는? [핫이슈]
내년 4월 총선에서 수도권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메가톤급 이슈이기 때문이다. 김포 뿐 아니라, 서울과 경계를 접한 광명, 하남, 구리, 고양 , 시흥 등지에서도 “우리도 서울시민이 되 볼까?” 라는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일단 “총선용 전략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다른 지역도 요구가 있을 경우 검토할 수 있다”며 문을 열어 놓았다.
‘메가 시티 서울’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검토해 반드시 추진되야 할 과제라는게 국민의힘의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의 인구가 경기도로 유출되면서, 도시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여의도 연구원장을 지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세계 도시와 인구수를 비교해 보면 서울은 38위, 면적은 29위밖에 안 된다”며 “서울 인접 도시 주민의 뜻을 묻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소속 하태경 의원도 “메가시티가 시대의 트렌드”라며 “상하이, 베이징 같은 곳도 인구가 2천만, 3천만명 이렇게 간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메가 시티’에 힘을 줬지만, 정작 김포 현지 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은 집값 향배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0월 기준 서울의 3.3㎡당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4706만원인데 비해 김포는 1794만원으로 거의 3배에 가까운 차이가 난다. 만약 ‘서울시 김포구’가 된다면 이 격차가 크게 좁혀질 가능성이 커진다. 서울 지역에서도 노원, 도봉, 강북, 금천, 관악 등 외곽 지역보다 실거주 환경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김포가 서울로 편입될 때 김포 집값이 올라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약 47조원(지난해 기준)에 달하는 서울시 예산으로 김포에도 각종 인프라 지원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포는 2기 수도권 신도시로 조성된 한강신도시를 보유하고 있는데 최대수용인구 15만명인 수도권 서북부 핵심택지지구로 개발되고 있다.
당장 집값 시세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 편입이 현실화 되려면 주민투표와 지방의회 결정, 국회 법안의결 등 만만치 않은 절차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른 인접 도시들이 편입 경쟁에 너나 없이 뛰어들 경우 김포의 꿈은 자칫 구두선 공염불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는 집값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며 “경기도에선 오히려 GTX 추진이나 개통이 임대료나 매매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사 편입이 되더라도 집값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입지가 달라진게 없는데 행정구역만 바뀌었다고 집값이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메가 시티 서울’ 발상이 실제로 내년 4월 총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과거 2008년 5월 실시된 제18대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던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은 이른바 ‘뉴타운 공약’을 앞세워 서울 지역 48개 선거구 가운데 40개를 휩쓰는 역대급 압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 도봉, 노원, 성북, 관악 등 야당 강세지역도 뉴타운 바람에 휘말려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야권에서는 서울시 편입에 대해 “뜸금 없는 발표”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지만 속으로는 총선 의제를 선점 당했다며 뒷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김포는 ‘지옥철’로 불리는 골드라인 논란 때문에 집권 여당에 대해 민심이 싸늘하게 돌아선 것으로 간주됐던 지역이다. 만약 서울시 편입이 다른 인접 도시로 쓰나미처럼 확산된다면 야당의 수도권 총선 전략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채수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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