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전력 등 친환경 에너지 활용… 美의회도서관 31만배 데이터 저장[창간 32주년 특집]
기업의 R&D 현장 - 안산 데이터센터
태양광패널 6.5시간에1㎿ 생산
4인가족 300가구 1년치 사용분
트래픽 급증 모니터링‘삼중화’
데이터 안정적 운영에 최우선
안산=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내년 1분기 가동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찾았다. 지난 9월 경기 안산시 한양대 캠퍼스 혁신파크 내 1만8383㎡(약 5560평) 부지에 완공된 이 센터의 옥상 층과 외벽 두 면에는 검은 태양광 패널이 부착돼 있었다. 이 패널을 통해 카카오는 평균 6시간 30분마다 1㎿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4인 가족 기준 300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규모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른 데이터센터들은 보통 태양광 패널을 통해 얻은 전기를 조명 등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버린다”며 “하지만 ‘데이터센터 안산’은 모든 전력 계통에 연결돼 남는 것 없이 전부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연구·개발(R&D)의 핵심 산실이 될 데이터센터 안산은 미국 의회도서관 정보량의 31만 배인 6엑사바이트(1EB=10억G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9월 준공식에서 “친환경, 안정성, 효율성이 확보된 첨단 데이터센터”라며 “어떠한 재난과 사고에도 완벽히 대응, 안정적인 서비스로 모두의 당연한 일상을 지키겠다는 카카오의 다짐과 약속의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설계 단계부터 ‘친환경’을 최우선으로 세운 데이터센터 안산의 에너지 사용량은 기존 경기 성남시 등에 설치된 임대 데이터센터와 견줘 약 30% 감소할 전망이다. 연간 에너지 비용은 약 31억 원 절감되고, 탄소 배출량도 15% 감축될 것으로 카카오는 예상했다. 절감되는 전력은 연간 30GWh로, 이는 국내에서 1년간 만들어지는 리튬 배터리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기 위해 도입된 ‘냉수식 프리쿨링’ 방식은 대표적인 친환경 시스템 중 하나다. 센터의 수많은 서버를 식히면서 데워진 물을 자연 바깥 공기로 식히는 친환경 시스템이다. 오로지 물과 공기만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재래식 냉각 대비 20% 넘는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조건을 적극 활용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비가 와서 고이거나 모인 물, 사용한 수돗물을 이용해 조경 용수 등으로 재사용한다. 전산실의 폐열은 하역장 등의 난방으로 재사용하는 등 자연조건을 이용해 친환경 시스템을 구현하고 에너지를 효율화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실 내부의 양측에도 친환경 장비가 도입됐다. 열을 떨어뜨리고 습도를 유지하기 위한 친환경 장비 ‘항온항습기’가 22대 설치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항온항습은 위에 위치한 랙 장비의 열을 식혀준다”며 “옥상 냉동기로부터 냉수를 공급받으며 차가워진 열을 전산실로 보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외에 카카오가 크게 신경 쓴 부분은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카카오는 급증하는 트래픽 등으로 인한 장애를 잘 탐지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시스템을 삼중화(三重化)하고, 메인 백본 센터를 기존 두 곳에서 세 곳으로 늘리도록 설비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자체 데이터센터 준비에 더 주력했다. 당시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있지 않아 데이터를 복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 새로 마련한 삼중화 시스템에선 데이터센터 세 곳 중 하나가 무력화되더라도 이중화가 담보되는 안정성을 지닌다고 카카오는 설명했다. 여기에 주요 서비스는 멀티 클라우드를 활용, 서비스 연속성을 더욱 강화한다. 원격지 재해복구 데이터센터를 별도 구축하는 방안도 살피고 있다.
카카오는 앞으로 5년간 정보기술(IT) 엔지니어링을 비롯해 R&D 분야에 지난 5년간 투자액의 3배 이상을 투입할 방침이다. IT 엔지니어링 전담 조직을 키울 뿐 아니라, 대규모 장애 대비 재해복구 위원회도 신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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