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10대 시절 졸업사진’ 연출… ‘이미지 생성’글로벌 경쟁력 입증[창간 32주년 특집]
기업의 R&D 현장 - 스노우 ‘에픽’ AI 이어북 써보니
98國 앱스토어 1위 ‘인기 몰이’
생성형AI 연구 매출 22% 투자
최종결과 나오면 데이터 삭제
개인정보 유출 걱정 원천 차단
네이버 계열사 스노우의 인공지능(AI) 사진 편집 앱 ‘에픽’(EPIK)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1990년대 미국 졸업 사진을 연출하는 ‘AI 이어북(Yearbook)’ 서비스가 그 주역이다. 겪은 적 없는 추억의 사진을 AI가 만들어준다. 이 앱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화제를 모으면서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일 시장 정보 회사인 앱토피아에 따르면 에픽은 2021년 8월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932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AI에 약 1조 원을 투자한 네이버가 이미지 생성 분야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8월 네이버 생성형 AI 경쟁력과 관련해 “매출의 22%를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하며 쌓아 올린 고도화된 기술력과 양질의 데이터 덕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자는 에픽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AI 이어북 패키지를 직접 만들어 봤다.
흰 고양이를 안고 파마를 한 앳된 이 회장, 일렉트릭 기타를 들고 재킷부터 신발까지 가죽으로 매칭한 이른바 ‘아이비리그컷’의 구 회장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반짝거리는 은목걸이와 시계, 반지, 귀걸이, 스냅백을 착용하고 손가락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정 회장은 ‘힙합 청소년’으로 변신했다. 이 사장은 노란 트위드 투피스를 입고 허리에 손을 얹은 당찬 여고생이 됐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에픽은 이날 기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총 56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한 차례 이상 인기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카메라 앱 분야에서는 독일,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 등 98개국 앱스토어에서 1회 이상 정상에 올랐다.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지난 10월 7일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닷에이아이를 인용, 에픽이 앱스토어에서만 700만 달러(약 92억 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CNBC는 “AI가 생성한 1990년대 졸업앨범 사진을 올리는 게 SNS의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18일 출시된 AI 이어북은 이용자의 사진을 8∼12장 입력하면 1990년대 미국 고등학교 졸업앨범 스타일의 사진 60장을 제작해주는 서비스다. 대기 시간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2시간 내 결과물을 받으려면 1만4000원(9.99달러), 24시간 이내에 받고 싶으면 8800원(5.99달러)을 내면 된다. 출시 때부터 각각 8800원, 5500원(3.99달러)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제공되던 행사는 10월 26일 종료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국민 MC’ 유재석,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배우자인 탤런트 소유진 등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틱토커들도 에픽을 활용한 영상을 연달아 올렸다. 팔로어 5300만 명을 보유한 독일 출신 유네스 자루(Youneszarou)는 지난 10월 5일 ‘AI 이어북 트렌드 튜토리얼’이라는 제목으로 에픽 활용법을 소개하는 영상을 자발적으로 올렸다. 팔로어 4300만 명을 지닌 미국 출신 아바니(Avani)도 10월 5일과 8일 AI 이어북으로 만든 사진들을 모은 영상을 게시했다.
AI 사진이 온라인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며 완성도 높은 스노우의 서비스가 진가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없이도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어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Y2K(세기말) 감성’과 ‘레트로(복고) 감성’의 유행으로 AI 이어북이 더욱 조명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점은 에픽의 특징 중 하나다. 사용자가 입력한 이미지는 최종 이미지가 생성되는 즉시 삭제된다.
스노우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재미있는 서비스를 개인정보에 대한 불안감 없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부터 철저하게 지켜왔던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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