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사 넘어 무인기·위성체 개발… 국산 부품 포함된 무인기도 공급[창간 32주년 특집]

김영주 기자 2023. 11. 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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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32주년 특집
기업의 R&D 현장 - 대한항공 ‘아덱스’ 전시관
날개 방향 전환 ‘틸트로터 기술’
세계 두번째로 실제 무인기 적용
전천후 관측 영상 레이더 탑재된
공군 감시·정찰기 올해 말 양산
지난 10월 22일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의 대한항공 전시관에 고성능 전략 무인항공기 KUS-FS(앞)와 다목적 무인 편대기 KUS-LW가 전시돼 있다. 대한항공 제공

성남=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대한항공 하면 여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항공기 운행회사인 줄만 알았는데 이런 무인기도 만들고 있네요.”

지난 10월 22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아덱스) 2023’에 마련된 대한항공 실내 전시관은 대한항공이 개발한 무인기를 관람하기 위한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부스에는 대한항공이 개발·제작한 스텔스 무인기와 저피탐 무인 편대기, 전술급 사단 무인기 등이 전시됐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검정, 초록색, 회색으로 날렵함을 자랑하는 무인기들의 동체는 평소 대중들에게 각인된 대한항공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방문객들은 대한항공이 첨단 군용기까지 만든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관심을 표했다.

대한항공 실내 전시관에 배치된 전문 연구원들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00년대 초반부터 무인기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는 명실공히 항공우주산업 종합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대전항공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위성체 및 발사체 개발, 무인항공기 개발 등이 부산 테크센터에서는 군용기·항공기 정비 및 성능 개량, 민항기 제조사업 등이 이뤄지고 있다. 대한항공이 무인기 개발에 진출한 데는 미래 항공산업의 대세가 무인기가 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자리했다. 이날 아덱스 전시장에는 대한항공이 그간 쌓은 무인기 기술력이 집적된 제품들이 총동원됐다.

실내 전시관 제일 왼쪽에 배치된 무인기는 대한항공이 처음 무인기 시장 개발에 착수해 양산과 육군 배치까지 완료한 KUS-7이었다. 산악감시를 위주로 하는 근접감시용 무인 항공기다. 2010년에는 사단정찰용 무인기(KUS-FT) 개발에 착수해 2018년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2020년 12월에 초도 양산과 함께 군에 실전 배치를 완료함으로써 국내 무인기 개발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95%의 부품 국산화율을 달성해 외국 부품업체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의미가 있다. 국내 산악지형에 적합하도록 발사대의 이륙 및 급강하 자동착륙 기술도 적용했다. KUS-FT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공학한림원에서 주관하는 ‘2021년 올해의 산업기술성과’로 선정됐다.

KUS-FT가 대한항공 방산 분야의 ‘과거’라면 ‘현재’는 대한항공 실내 전시관 오른쪽에 배치된 KUS-VS가 꼽혔다. 기존 모델은 이륙을 위해 발사대가 필요하고 착륙에 있어서도 낙하 장치가 필요하지만, 이 모델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KUS-VS가 어떤 지형에서든 감시정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산악지형이 많은 지역에서는 필수적인 기능이다.

대한항공은 이착륙 때 프로펠러가 수직 방향으로 유지되다가 비행할 때는 수평 방향으로 자동 전환되는 ‘틸트로터’ 기술이 적용된 틸트로터 무인기(KUS-VT)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의 공동개발을 통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실용화 모델로 개발했다. 오래전부터 군에서 운용하고 있던 500MD를 무인화해 다목적 무인헬기(KUS-VH)를 개발, 2019년 호버링 비행시험에 성공하고 후속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 무인 항공기의 미래는 실내 전시관 센터에 자리한 고성능 전략 무인항공기 KUS-FS가 보여주고 있었다. 대한민국 공군의 감시정찰용 무인기로서 전력화를 앞둔 중고도 무인기다. 작전 고도가 지상으로부터 12∼13㎞에 달해 안전한 지역에서 먼 지역까지 정찰할 수 있다. 전천후관측영상레이더(SAR)가 탑재돼 어떤 기상 상황에서든 감시·정찰 기능을 수행한다. 이르면 올해 말 양산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KUS-FS의 뒤쪽에 전시된 KUS-LW는 미래 전쟁의 게임 체인저가 될 저피탐 다목적 무인 편대기다. 유인기와 무인기가 편대를 이뤄 정찰, 공격, 호위, 전자전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래의 전쟁은 무인기가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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