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들어가면 음성챗봇 안내… 입장서 구입·결제까지 ‘40초 컷’[창간 32주년 특집]
기업의 R&D 현장 -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
신용카드로 입장등록‘10초’
진열상품도 AI가 자동 인식
베러미트 등 대체식품 론칭
“고객이 열광할 상품 만들 것”
직장인 A 씨는 지난 10월 16일 생수를 사기 위해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 지하 1층 이마트24(스마트 코엑스점)를 찾았다. 이 매장은 한국의 ‘아마존고’로 불리는 스마트 무인편의점으로, 매장을 지키는 판매 직원은 없었다. A 씨는 출입구 앞 키오스크에 신용카드를 꽂고 간단한 등록 절차를 마쳤다. 곧바로 매장의 문이 열렸다. 매장에 울리는 인공지능(AI) 음성 챗봇의 안내를 받아 생수 한 병을 들고 매장 밖으로 나오니 A 씨의 스마트폰엔 음료수 값(1100원)이 찍힌 영수증이 전송됐다. A 씨가 입장하기 위해 걸린 시간은 10초. 물건을 구입해 나올 때까지는 3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AI가 미래 유통을 지배한다=산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처럼 AI 기술을 유통 현장에 시시각각 적용하며 유통의 미래상을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 코엑스점처럼 고객이 상품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최첨단 시스템이 적용된 미래형 편의점을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AI 기술이 유통 현장에 일상화해 무인화 시대가 열리는 건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것이 신세계그룹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21년 9월 이마트24와 신세계아이앤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한국형 완전 스마트매장 기술 표준화를 위한 연구에 나섰다. 이 점포는 2021년 가을 시범 운영에 나섰으며, 최근 개점 두 돌을 맞이하게 됐다.
기자가 2년 만에 재방문한 결과, 의미 있는 발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입장이 간편해졌다. 2년 전엔 입장하기 위해 신용카드 인증을 받은 뒤, 휴대전화로 별도의 QR코드를 받아야 했다. 평균 15∼20초가 소요됐는데 이번엔 절반으로 줄었다. 또한, 기존엔 상품 판매 전 수일에 걸쳐 AI에 상품 정보를 학습시키는 과정이 필요했다. 무인화라고는 하지만 수작업을 위해 상당한 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스마트 코엑스점에서는 AI 기술 고도화를 통해 상품을 자동으로 학습하도록 했다. 오프라인 매장처럼 진열만 하면 상품이 자동 인식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마트24와 신세계아이앤씨는 스마트 코엑스점에서 확보한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구매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해 구현함으로써 완전 스마트매장의 기술 표준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하기 위한 연구·개발(R&D)=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객이 열광할 수 있는 신세계 유니버스만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고객이 새로운 상품, 새로운 서비스와 대화하길 기다리게 만드는 경쟁력을 갖춰 달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해야 기존 사업의 경험과 가치를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며, 고객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신세계 유니버스를 더 넓게,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리테일테크 도입 등 ‘디지털 대전환’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것은 고객에게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객은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더 반응하는지 등을 꼼꼼히 알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신세계가 R&D에 열정을 쏟는 또 다른 분야는 대안육(대체육)이다. 신세계푸드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통해 미래 식품으로 손꼽히는 대안육 R&D를 주도하고 있다. 실제 2021년 7월 ‘베러미트’를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돼지고기 대안육 햄 콜드컷(Cold cut·슬라이스 햄)을 선보이며 대안육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올해 9월엔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을 출범시켰다.
지난해 7월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대안육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에 300만 달러의 자본금을 출자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를 설립하기도 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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