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모빌리티 전동·무인화 도입… 암모니아선 등‘세계 최초’릴레이[창간 32주년 특집]

이근홍 기자 2023. 11. 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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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32주년 특집
기업의 R&D 현장 - HD현대 글로벌R&D센터
에너지기구 넷제로 계획에 맞춰
메탄올·암모니아 연료공급 개발
벨기에 해운사 등 선박수주 성공
기술확보 위해 인재 유치도 활발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로라 머스크호’의 모습. 선수와 선체에는 ‘제로(탄소중립)로 가는 길’(All the Way to Zero)이라는 슬로건이 새겨져 있다. HD현대 제공

“HD현대는 전동화·무인화 기술로 해양 모빌리티 기술을 선도하고, 재생 자원의 활용과 고효율 친환경 기술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지난해 12월 ‘비전 선포식’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룹의 새로운 50년을 이끌 핵심축으로 친환경 기술 혁신을 꼽았다. 글로벌 조선업 세계 1위 기업으로서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고 나아가 친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업계 후발 주자들과의 기술 초격차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밝힌 것이다.

이에 맞춰 HD현대는 최근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이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R&D 비용은 지난 2021년 925억 원, 지난해 1252억 원, 올해 상반기 572억 원(지난해 상반기 432억 원)으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선제적 투자로 ‘최초·최다’ 기록 행진 =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16일 벨기에 해운사로부터 세계 최초로 4만5000㎥급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 2척 수주에 성공했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2030년 국제해사기구(IMO) 온실가스 감축 규제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0% 줄여야 하는 2050년 IMO 규제까지도 충족시킬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이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무탄소 대체 연료로, 운송과 보관이 쉬워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50 탄소제로 로드맵 보고서’의 ‘넷제로 시나리오’에 따르면 암모니아는 2050년 전체 선박 연료의 46%를 차지할 전망이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2025년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를 목표로 2020년 국내 처음으로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했다. 2021년에는 업계 최초로 암모니아 연료 공급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또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했으며, 지난 7월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한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HD현대는 9월 세계 최대 가스 행사인 가스텍에서 암모니아 선박의 진일보된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행사에서 로이드선급 등으로부터 LPG 운반선용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시스템, 암모니아 벙커링선에 대한 기본 인증을 받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행사 기간 싱가포르 EPS사, 그리스 캐피털사와 8만8000㎥급 암모니아 운반선 4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발주된 27척의 초대형 LPG, 암모니아 운반선 가운데 70%가 넘는 19척을 수주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초격차 기술력’의 원천은 미래 인재 = HD현대는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고급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대학생들의 취업 준비 활동을 지원하고, 국내 주요 대학들과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맺는 등 적극적인 인재 유치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하반기 HD현대의 정유 부문을 제외한 전 부문 응시자 수는 전년보다 1.5배 증가하며 취업준비생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HD현대는 5월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 서울대 기계공학부 학생 150여 명을 초청해 ‘커리어 멘토링’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 사장,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 등이 참석해 HD현대의 비전을 직접 소개했다. 1월에 시작돼 현재까지 11차례 진행된 커리어 멘토링은 같은 전공의 동문 선배 직원들이 멘토로 참여해 취업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 학생들의 전공에 따른 특강 주제 선정 등 맞춤형 프로그램 구성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4월 독일 뒤셀도르프에 설립한 유럽연구센터를 거점으로 기술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글로벌 연구기관과 수소, 연료전지, 암모니아, 전기추진 등 차세대 선박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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