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재료 입고·제품 출하 전담… ‘태양광 핵심 가치사슬’ 한곳 생산[창간 32주년 특집]

김성훈 기자 2023. 11. 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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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32주년 특집
기업의 R&D 현장 - 한화솔루션 美 공장
북미 유일 통합 생산단지
모듈동 완공 뒤 순차가동
年 130만 가구 전력 공급
ESS 배터리 등으로 확장
지난 10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한화솔루션 돌턴 2공장에서 자동화 로봇이 모듈 프레임을 조립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제공

카터즈빌·돌턴 =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지난 10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카터즈빌에 있는 한화솔루션의 북미 유일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 공사 현장. 애틀랜타공항에서 북서쪽으로 84㎞ 떨어진 이곳에서는 130만㎡(약 40만 평) 규모의 넓은 부지에 잉곳,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핵심 가치사슬을 모두 생산하는 라인을 구축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태양광 1위 기업인 한화솔루션이 3조2000억 원을 쏟아부어 미국에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적용한 북미 최대 태양광 생산단지를 짓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국내에선 경기 성남시 판교 미래기술연구소에서 차세대 태양광 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여념이 없다.

3월까지만 해도 작은 동산이었던 솔라허브 현장은 평탄화된 부지 위에 철골 구조물이 들어서 공장 외형이 갖춰지고 있었다. L자형 공장은 잉곳→웨이퍼→셀→모듈동 순으로 배치되는데, 건물 외곽 둘레는 약 2.5㎞라고 했다.

9월 말 기준 전체 공정률은 17% 수준이지만, 가장 속도가 빠른 모듈동은 8월 철골 작업을 마친 데 이어 지붕 공사도 거의 끝나고 기계 설비, 배관 공사 등을 진행 중이다. 모듈동은 연내 공사를 마치고 내년 4월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대연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임원(상무)은 “모듈동이 건설 기간도 짧게 걸리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인센티브도 가장 많기 때문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IRA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태양광 모듈에는 와트(W)당 7센트의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이 주어진다. 셀은 W당 4센트, 잉곳·웨이퍼는 5센트씩 혜택을 받는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카터즈빌 공장을 원재료 입고부터 제품 출하까지 모든 공정이 자동화된 스마트 팩토리로 구축할 계획이다. 자율이동로봇(AMR) 등을 활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카터즈빌 공장이 가동되면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모듈생산 능력은 현재 5.1기가와트(GW)에서 내년 상반기 8.4GW로 확대된다. 미국 기준으로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한화솔루션은 카터즈빌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돌턴에서는 연간 5.1GW의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1.7GW 1공장에 더해 지난 7월 연산 3.4GW 규모의 2공장 증설을 마쳤다. 2공장 증설은 원래 계획보다 2개월 앞당겼다. 1공장(3개 라인)에서는 라인당 하루 최대 4300개, 2공장(4개 라인)에서는 라인당 최대 4900개의 모듈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2공장은 자동화가 상당히 이뤄져, 기존 공장보다 30% 적은 인력으로도 가동할 수 있다고 한화솔루션은 밝혔다. 실제 2공장에서는 입구부터 자재를 싣고 빨간 선을 따라 이동하는 AMR이 여러 대 눈에 띄었다. 1공장에서 작업자가 직접 나르던 프레임도 2공장에서는 로봇 팔이 운반했다. 1공장에서 사람이 매뉴얼을 보며 부착하던 외부 연결장치 ‘정션박스(Junction Box)’도 2공장에서는 로봇이 작업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태양광 패널 판매에 그치지 않고 사업 다각화도 꾀하고 있다. 박흥권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북미사업본부장(사장)은 “(패널 제품) 가격으로만 경쟁하기보다 전체 시장에서 우리가 지닌 입지와 가치사슬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우리는 패널뿐만 아니라 태양광 발전소, 자본 투자, 턴키 사업, 발전소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연계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변화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뚝심’ 덕분에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기반 탠덤 셀 양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026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국내 판교와 독일 탈하임 R&D센터에서 ‘투트랙’으로 신기술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북 진천공장에는 파일럿 설비를 구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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