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달린 로봇팔로 나사 체결… 세계공장의 미래 보여주는 ‘등대’[창간 32주년 특집]
기업의 R&D 현장 - LG전자 스마트파크
제품본체 생산라인 자동이동
로봇 눈역할 알고리즘 개발
시간당 198대서 260대 생산
현장 불량률, 30% 정도 줄어
창원=이승주 기자 sj@munhwa.com
지난달 18일 인공지능(AI)과 로봇, 사물인터넷(IoT), 5세대(G) 이동통신 기술, 디지털트윈, 빅데이터 등 LG의 연구·개발(R&D) 역량이 녹아든 LG전자의 ‘스마트 등대공장’인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를 찾았다. 등대공장은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뜻한다.
냉장고를 생산 중인 공장 내부는 자동화 기계 소음이 느껴졌다. 냉장고 본체들이 일사불란하게 자동으로 생산 라인을 따라 움직이면 컴프레서와 모터 등 각종 부품이 본체에 장착됐다. 생산 공정에 맞게 움직이는 본체 위쪽으로는 각 냉장고에 설치될 냉장고 문과 선반들이 따라서 움직였다. 생산 라인에 들어서자 로봇팔이 20㎏이 넘는 커다란 냉장고 문을 가뿐히 들어 본체에 조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화염이 발생하는 용접이나 손이 많이 가는 나사 체결도 로봇팔이 진행한다.
LG전자는 로봇팔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3차원(D) 비전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함으로써 로봇이 정확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로봇이 어렵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작업자는 생산 라인이나 로봇 작동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해 품질과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공장에서 만난 윤종성 키친솔루션사업부 제조팀장은 “작업자들이 꺼리는 공정들을 우선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 후 시간당 생산 대수는 기존 198대에서 260대 수준으로 약 30% 증가했고, 연간 생산 능력도 47만7000대에서 62만4000대 수준으로 대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LG스마트파크는 디지털 정보화 기반의 유연 생산시스템 등을 활용해 1개의 생산 라인에서 최대 58종의 모델을 생산한다. 디지털트윈은 디지털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대상을 만들고 AI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시뮬레이션함으로써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작업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 상태에 미리 대비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LG스마트파크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운전자 없이 알아서 스스로 이동하는 물류로봇 ‘AGV(Automated Guided Vehicles)’였다. 지능형 무인창고에서 부품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실시간으로 재고를 파악한다. 이 로봇은 최대 600㎏의 적재함을 자동 운반하고 물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부품 박스를 올린다. 고공 컨베이어로 천장에서 최대 30㎏의 박스가 분주하게 오갔다. AGV 때문에 공장에서는 사람이 부품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LG스마트파크에서 하루에 수집하는 데이터 양은 약 500GB다. LG전자는 공장 곳곳에 센서를 설치해 생산 과정 전반에서 데이터를 수집한다. 기존 냉장고 생산 라인의 일 평균 데이터 수집량(50MB) 대비 1만 배가량 많다. LG전자는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디지털전환으로 LG스마트파크에서 수집한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면서 제품 불량, 설비 고장 등을 예방한다. 이전에는 사람이 직접 제품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불량이 발생하면 어떤 설비에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수리해야 하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는데 이를 개선한 것이다. 실제 제품의 불량 원인 분석 시간이 기존 대비 약 50% 단축됐고, 현장 불량률은 30% 정도 줄어들었다.
대지면적 25만6000㎡(약 7만7440평)에 이르는 LG스마트파크 옆으로는 대지면적 42만㎡(12만7050평) 규모의 LG스마트파크2도 구축 중이다. 최종 완공되는 2025년에는 고도화된 냉장고 생산 라인 1개를 추가하고 제조 혁신 노하우가 녹아든 오븐, 식기세척기 라인도 확대 구축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LG전자는 창원 LG스마트파크에 이어 글로벌 생산거점에도 단계적으로 지능형 자율공장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노력을 펼치며 글로벌 가전 선도기업의 위치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류재철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장(사장)은 “LG스마트파크는 세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는 고객 경험 혁신의 전초기지”라며 “첨단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가전 제조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체로 하마스에 끌려간 독일 여성 참수된 듯…어머니 “차라리 다행”
- “손님 많아 강남 1등”… ‘이선균 협박’ 女마담 정체는
- “국산 FA-50이 세계 최강 美 F-22 랩터를 격추”…이게 과연 실화일까?
- 시정연설 후 악수 청한 尹에게 김용민 “이제 그만두셔야죠”
- 아나운서 박지윤·최동석 14년만에 파경 “이혼 절차 밟는 중”
- “우리회사 동물의 왕국” 블라인드에 불륜 거짓말 올린 로펌직원
- 대형교회 권사가 600억 대 투자사기…유명 방송인·배우도 당했다
- ‘사기 혐의’ 전청조, 김포 친척집서 체포…압송
- “I am 신뢰에요”… 전청조 카톡 ‘인터넷밈’으로 유행
- 지병 없었는데…김태민 MBC 리포터, 뇌출혈로 30일 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