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 "아프로디테는 둘, 플라톤의 천상의 아프로디테와 지상의 아프로디테" (철파엠)

1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아프로디테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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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헌은 "지난 몇 주 동안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이 아프로디테의 정체가 굉장히 모호하다. 오늘은 아프로디테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전해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헌은 "아프로디테는 우라노스의 거세한 남근이 바다에 빠져서 거품이 일어나면서 태어난 여신이라는 이야기를 해드린 적이 있다. 헤시오도스의 작품에 나오는 이 이야기 말고 '아프로디테는 우라노스의 거세된 남근에서 나온 게 아니라 제우스의 딸이다. 제우스와 디오네라는 여신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라는 호메로스의 이야기도 있다"라고 전하고 "이런 점에서 아프로디테의 정체가 모호하다고 말씀드린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혼란은 고대인에게도 있었다"라며 김헌은 "그래서 철학자 플라톤이 '향연'이라는 작품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이 세상에는 아프로디테가 둘이 있는 거야. 우리가 사는 감각적이고 물질적인 세상이 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야. 모든 존재의 완전무결한 모습을 갖춘 저 천상의 이데아의 세계가 있어. 이런 것처럼 아름다움에도 육체적인 아름다움과 정신적이고 고결한 아름다움이 있는 거야. 그리고 사랑에도 우리가 육체로 나눌 수 있는 육체적인 사랑이 있는가 하면 정신적이고 순수한 사랑이 있는 거야. 그러니까 아프로디테도 두 명이야' 라고 천상의 아프로디테와 지상의 아프로디테에 대해 설명한다. 플라톤은 천상의 아프로디테는 우라노스의 남근에서 거품이 일면서 태어난 아프로디테다 해서 '아프로디테 우라니아'라고 표현했고 지상의 아프로디테는 '아프로디테 판데모스'라고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DJ 김영철이 "그러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다양한 사랑이야기 배경이 있는 아프로디테는 지상의 아프로디테인 거냐?"라고 묻자 김헌이 "그렇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사랑이야기는 거의 다 육체적이고 감각적인 사랑이다. 그러니까 플라톤의 구분에 따르면 지상의 아프로디테라고 할 수 있다. 플라토닉 러브 하면 정신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을 관장하는 건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천상의 여신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게 칼로 자르듯 명확하게 구분되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후 김헌은 "아주 유명하지는 않지만 아프로디테의 탄생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라며 알에서 태어났다는 아프로디테의 이야기와 키케로가 '신들의 본성'이라는 책에서 설명한 아프로디테의 이야기도 함께 소개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사진캡쳐 SBS김영철의파워FM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