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후보된 사우디아라비아, 인판티노 회장 “2034년 월드컵은 사우디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열릴 예정이라고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1일 밝혔다. 앞서 호주가 2034년 월드컵 개최 뜻을 접어 사우디가 이 대회 유치에 나선 유일한 나라로 남은 가운데 인판티노 회장이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우디의 단독 개최를 확인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인스타그램에서 2026년, 2030년, 2034년 대회의 개최국과 개최 방식을 설명하면서 “아시아(사우디)에서 2034년에 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건설적인 대화와 광범위한 협의를 거쳐 6개 대륙 연맹이 모두 참여하는 FIFA 평의회를 통해 (3개 대회의) 유치국이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2034년 월드컵 유치전은 사우디, 그리고 공동 개최 의사를 밝힌 호주·인도네시아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인도네시아가 사우디 지지를 선언했고, 호주도 전날 대회 유치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호주축구협회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사안을 검토한 끝에 2034년 대회를 유치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2026년 월드컵은 북중미에서, 2030년 대회는 아프리카·유럽(모로코·스페인·포르투갈 공동 개최)에서 열린다. 2030년 대회는 남미에서도 일부 경기가 치러진다.
‘지역 안배’의 관례에 따라 2034년 대회 개최 후보지는 오세아니아와 아시아로 좁혀진 상태다.
FIFA가 제시한 2034년 월드컵 개최 의향서 제출 마감 시한은 이달 30일이지만, 사우디가 사실상의 유일한 유치 의향국으로 남으면서 여유롭게 ‘승자’가 됐다. 이달 30일이 지나면 FIFA가 사우디를 2034년 대회 개최국으로 공식 발표할 거로 보인다.
사우디 대회는 중동의 무더운 더위를 피해 2022년 카타르 대회처럼 11~12월에 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존에 6~7월에 열린 월드컵이 연말에 열리게 되면서 각 나라 리그 일정에 적잖은 혼란을 줬던 카타르 대회의 사례가 2034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여성 인권, 언론 탄압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사우디가 축구를 ‘스포츠 워싱’에 활용한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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