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수상은 웃음거리" 발롱도르 선배의 코웃음..."월드컵 하나로 홀란을 이겨?"
[OSEN=고성환 기자] "메시의 수상은 웃음거리다."
로타어 마테우스(62)가 리오넬 메시(36, 인터 마이애미)의 8번째 발롱도르 수상에 코웃음을 쳤다.
영국 '메트로'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마테우스는 메시가 아니라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2023 발롱도르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그는 메시의 수상에 대해 '웃음거리(farce)'라고 표현했다"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은 10월 31일 2023 발롱도르 시상식을 열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PSG) 등에서 뛰었던 인터 마이애미 구단주 데이비드 베컴이 시상자로 나섰다.
발롱도르는 축구 선수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1956년 시작된 이 상은 한 해 동안 최고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진다. 2022년부터는 한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수상하며 개인 성과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영예의 주인공은 역시나 메시였다. 그는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5년, 2019년, 2021년에 이어 2023년 또 한 번 발롱도르를 거머쥐며 역대 2위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5회)를 한 발짝 더 따돌렸다. 지난해 트레블을 달성한 홀란도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메시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위를 차지했다.
월드컵 우승이 결정적이었다. 메시는 지난해 12월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7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고, 7골 3도움을 터트리며 펄펄 날았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도 멀티골을 뽑아내며 조국 아르헨티나에 36년 만의 월드컵 트로피를 안겼고, 대회 MVP 격인 골든볼까지 차지했다.
그야말로 메시의 'GOAT(Greatest of all time)' 대관식이었다. 그동안 그는 발롱도르 수상 7회를 비롯해 모든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쓸어 담았지만, 단 하나 월드컵 트로피가 부족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5번째 월드컵이자 마지막 월드컵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승을 일궈내며 마지막 퍼즐 조각을 끼워 넣었다.
대기록도 여럿 세웠다. 메시는 월드컵 한 대회에서 5번이나 POTM(Player of the Match)에 선정됐고,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 26경기에 출전한 선수가 됐다. 또한 통산 12골 8도움으로 20개 이상 공격 포인트를 달성한 유일한 선수, 결승전 연장 승부를 포함해 7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역사상 가장 많은 출전 시간(2314분)을 기록한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메시의 발롱도르 수상은 어느 정도 당연하기까지 했다. 그는 지난 시즌 소속팀 PSG에서도 21골 20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리그와 트로페 데 샹페옹 정상으로 이끌었기 때문. 시상식 전부터 모든 매체가 메시를 발롱도르 수상 후보 1순위로 뽑았던 이유다.
하지만 마테우스의 생각은 달랐다. 1990년 발롱도르 수상자인 그는 지난 시즌 홀란이 메시보다 훨씬 나은 활약을 펼쳤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월드컵 우승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했다는 것.
마테우스는 '스카이 스포츠 독일'과 인터뷰에서 "작년 내내 홀란이 메시보다 더 잘했다. 메시는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 월드컵이 모든 것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내게 홀란보다 잘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지난 12개월 동안 그는 최고였다. 맨시티에서 득점 기록을 세우며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나도 언제나 메시의 팬이었지만, 이번 수상은 웃음거리였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마테우스도 월드컵 우승 덕분에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그는 서독 대표팀을 이끌고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정상에 오르며 커리어에서 유일한 발롱도르 트로피를 받았다. 그랬던 마테우스가 아이러니하게도 월드컵 우승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
물론 홀란도 발롱도르급 활약을 펼쳤다. 그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5경기 36골을 터트리며 단일 시즌 최다 골 기록을 새로 썼고, 공식전 53경기에서 52골을 몰아쳤다. 여기에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 FA컵,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싹쓸이하며 역사적인 트레블까지 완성했다.
그러나 월드컵까지 제패한 메시를 넘어서기엔 부족했다. 대신 홀란은 '게르트 뮐러상(트로페 게르트 뮐러)'을 들어 올렸다.
게르트 뮐러상은 한 시즌 동안 클럽팀과 국가대표 경기를 포함해 가장 많은 득점을 터트린 선수에게 돌아가는 트로피다. 독일의 전설적인 폭격기 게르트 뮐러의 이름을 딴 상으로 지난 2021년부터 '올해의 스트라이커' 대신 신설됐다.
홀란은 킬리안 음바페(PSG)를 단 1골 차로 제치고 게르트 뮐러상을 차지했다. 홀란은 지난 시즌 맨시티와 노르웨이 대표팀을 통틀어 56골을 넣었고, 음바페는 지난 시즌 PSG와 프랑스 대표팀에서 총합 55골을 기록했다. 발롱도르 순위에서도 3위를 기로갛ㄴ 음바페는 게르트 뮐러상도 간발의 차로 놓치고 말았다.
한편 메시는 홀란과 음바페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모든 사람들, 특히 내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 내게 투표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 상을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다. 이는 대표팀 전체와 아르헨티나 국민을 위한 선물"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힌 뒤 둘의 이름을 언급했다.
메시는 "홀란이나 음바페를 잊고 싶지 않다. 그들은 믿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홀란은 모든 것을 이뤘다. 이 상은 오늘도 그의 것이 될 수 있었다"라며 "그들은 분명히 앞으로 몇 년 안에 이 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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