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CB→아시아 넘버1' 김민재, 발롱도르 22위에 이어 AFC 국제선수상 수상 '손흥민 이어 역대 두 번째'[오피셜]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바야흐로 '괴물' 김민재의 시대다.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공인된데 이어,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인정을 받았다.
김민재가 31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년 아사이축구연맹(AFC) 어워즈에서 AFC 인터내셔널 선수상을 수상했다. AFC 인터내셔널 선수상은 해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아시아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김민재는 메흐디 타레미(이란), 미토마 카오루(일본)를 따돌리고 생애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선수가 AFC 인터내셔널 선수상을 받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김민재에 앞서 손흥민이 2015년, 2017년, 2019년 총 세 차례 수상한 바 있다.
AFC는 '김민재가 1990년 이후 나폴리의 첫 세리에A 우승을 이끈 특별한 시즌을 보내며 AFC 인터내셔널 선수상을 수상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김민재의 주가는 2021년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후에 크게 올랐다. 김민재가 뛰어난 폼을 보여준 후, 나폴리는 그가 튀르키예에서 채 1년도 마치기 전에 영입을 결정했다'며 '김민재는 나폴리 구단 최초로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기여했고, 팀이 16경기 무실점을 유지하는데 공헌했다. 그는 33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했고, 나폴리는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북 현대에서 두 차례 K리그 우승을 경험한 김민재는 2017년에 A매치 데뷔전을 가졌으며, 한국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참가해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그는 한국 대표로 월드컵 4경기 중 3경기에 나섰다. 한국은 포르투갈에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하기도 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후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거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고, 2023년 남자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유일한 아시아 선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발롱도르는 기본적으로 공격수에게 유리하다. 수비수가 발롱도르를 차지한 것은 2006년 파비오 칸나바로가 가장 최근이다. 이후 버질 판 다이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수상에 실패했다. 이번 30명의 후보 중에서도 과반에 해당하는 무려 15명이 공격수였다. 케빈 더 브라이너, 자말 무시알라, 마르틴 외데가르 등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포함시키면 숫자는 훨씬 많다. 당장 이번 명단에 포함된 수비수는 김민재를 포함해 단 3명 뿐이다. 맨시티의 트레블을 이끈 후벵 디아스와 '천재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 뿐이다.
무엇보다 올 해 전세계 모든 센터백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프랑스 풋볼'은 본격적인 시상식을 앞두고 30위부터 차례대로 순위를 발표했다. 발표된 순위는 30위 디아스, 20위 마르틴 외데고르(아스널), 28위 랑달 콜로 무아니(파리생제르맹), 27위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26위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 25위 그바르디올 순서였다. 김민재는 24위인 부카요 사카(아스널)와 23위 안드레 오나나(맨유)가 공개된 후 22위로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는 첫 발롱도르에서 22위라는 높은 순위에 올랐다. 한국축구는 발롱도르에서 서서히 입지를 넓히고 있다. 2019년 손흥민이 득표에 성공하며, 발롱도르 22위에 올랐다. 한국축구가 발롱도르에서 얻은 첫 번째 득표였다. 손흥민은 2022년 다시 한번 발롱도르 후보에 올랐고, 역대 최고인 11위를 차지했다. 당시 손흥민은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수상했다. 11위는 지금도 깨지지 않는 아시아 최고 순위다. 김민재는 후보 입성 첫 해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수비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수비의 왕'이 됐다. 김민재는 단 한 시즌만에 이탈리아를 정복했다.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했다. 김민재는 '팀동료' 지오반니 디 로렌초(나폴리)와 AC밀란의 특급 풀백 테오 에르난데스를 제쳤다. 2018~2019시즌 처음 제정된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아시아 선수가 수상한 것은 김민재가 최초다. 우승팀 멤버가 이 상을 차지한 것 역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민재는 빗장수비를 탄생시킨 '수비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수비를 가장 잘 하는 선수'가 됐다. 김민재는 세리에A 공식 '올해의 팀'에도 선정되며, 올 시즌 세리에A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임을 재확인했다.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지난 여름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를 첼시로 보낸 나폴리는 대체자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한 시즌 동안 최고의 모습을 보인 '한국인 센터백'을 낙점했다. 나폴리는 바이아웃인 2000만유로를 지불하며, 스타드 렌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던 김민재를 하이재킹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영입했다.
이 선택은 결국 최고의 한 수가 됐다. 생소한 왼쪽 센터백으로 선 김민재는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하며 빠르게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9월 김민재는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뽑혔다. 2019~2020시즌부터 시상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아시아 국적 선수가 선정된 것은 김민재가 최초였다. 10월에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 영광을 안기도 했다. 초반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며 '철기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리그 35경기에 출전한 김민재는, 각종 통계 사이트에서 세리에A 센터백 중 평점 1위에 올랐다.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공격적인 루치아노 스팔레티식 전술 속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로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파비오 칸나바로, 알렉산드로 코스타쿠르타 등 레전드들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맨시티의 후벵 디아스, 존 스톤스, 바르셀로나의 로날드 아라우호, 레알 마드리드의 에데르 밀리탕 등과 함께 올 시즌 최고의 센터백으로 불렸다. 단 한 시즌의 활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폴리 역대 베스트11에 거론될 정도다.
김민재의 맹활약 속 나폴리는 33년만에 감격스러운 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나폴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레전드' 고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1987시즌, 1989~1990시즌 이후 세 번째다. 김민재는 한국인 최초로 스쿠데토를 차지했다. 유럽 5대 리그 기준으로, 한국인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맨유의 박지성, 바이에른 뮌헨의 정우영 이후 세번째다. 수비수로는 첫 번째 우승이다. 아시아 선수가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것도 2000~2001시즌 AS로마의 나카타 히데토시 이후 처음이다.
놀라운 활약으로 시즌 내내 빅클럽의 주목을 받은 김민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치가 상승했다.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6000만유로까지 상승했다. 한국 선수로는 손흥민 보다 높은 최고 몸값이었다. 김민재는 올 여름 내내 맨유, 맨시티, 뉴캐슬, 리버풀, 첼시, 아스널, 토트넘,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파리생제르맹 등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았다. 한국 선수의 이적설이라고는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역대급 사가였다. 김민재 영입전은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맨유와 뉴캐슬의 하이재킹 시도까지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바이에른이었다.
당초만 하더라도 김민재는 맨유행을 확정짓는 분위기였다. 구체적인 연봉과 이적 날짜까지 나왔다. 뒤이어 아예 '맨유행이 확정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탈리아 일마티노는 '김민재가 맨유 이적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바이아웃 금액이 지불된다면 7월1일 합류할 것'이라고 했다. 더선은 '김민재의 맨유 이적이 확정됐다'며 '김민재는 올 여름 맨유의 첫번째 영입으로, 7월1일 공식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재와 맨유의 이야기는 한 달 넘게 지속됐다. 라파엘 바란-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콤비가 수비를 지키는 맨유는 두 선수의 내구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빅토르 린델로프와 에릭 바이 역시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김민재 영입을 통해 확실히 우승권 수비진을 갖고 싶어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김민재를 점찍은 배경이다. 하지만 맨유는 많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계륵으로 전락한 해리 매과이어의 방출 문제가 풀리지 않는데다, 가장 중요한 인수 문제까지 꼬였다.
그 사이 바이에른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민재가 군사훈련을 받으러 간 7월15일,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 플로리안 플레텐베르그의 보도가 시작이었다. 산티 아우나, 로마노 등 유력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토마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영입에 열을 올렸다. 빌트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직접 화상통화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철 박주호 등과 함께 한 바 있는 투헬 감독은 이같은 사실을 적극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고 긴 협상 끝에 마침내 오피셜이 떴다. 철옹성 같았던 유럽 엘리트의 상징, 최고의 클럽인 '레바뮌(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에서 모셔간,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높은 한국선수가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바이에른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나폴리에서 뛰던 김민재를 영입했다. 계약기간은 2028년까지로, 5년이다. 김민재는 3번 유니폼을 입는다'고 했다. 김민재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에 이어 두번째로 바이에른에 입성한 한국 선수가 됐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000만유로(약 71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민재는 나폴리와 계약 당시 바이아웃을 설정했는데, 5000만유로로 알려져 있다. 최근 나폴리와 협상 문제로 이적료가 다소 올라갔다는 보도도 있는만큼,그 이상이 될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한국 선수 최고 이적료이자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임은 분명하다. 이전까지 한국 선수 최고 기록은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할때 기록한 3000만유로(약 426억원), 아시아 선수 최고 기록은 나카지마 쇼야가 알두하일에 합류하며 기록했던 3500만유로(약 497억원)이었다. 김민재는 뤼카 에르난데스(8000만유로·약 1136억원)과 마타이스 더 리흐트(6700만유로·약 951억원)에 이어 바이에른 역사상 세번째로 비싼 사나이가 됐다.
김민재는 바이에른에서도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김민재는 군사훈련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프리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투헬식 전술을 익혔다. 김민재는 7월 29일 일본 도쿄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군사훈련 여파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좋은 플레이로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김민재는 평점 7.5점을 받으며 바이에른 수비진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2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프리시즌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을 소화했다. 김민재는 이날도 맹활약을 펼쳤다. 포백의 왼쪽 센터백으로 나선 김민재는 그림 같은 어시스트를 올리며, 바이에른 이적 후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수비진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또 한번의 호평을 받았다. 김민재는 전반 33분 침투하던 세르쥬 그나브리에게 환상적인 롱패스를 건냈다. 40미터 이상을 전진시킨, 기가막힌 롱패스였다. 김민재의 패스를 그나브리에게 절묘하게 연결됐고, 그나브리는 수비 한명을 제친 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이날 바이에른의 첫번째 골을 뽑았다. 김민재의 바이에른 이적 첫 공격포인트였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영입하며 원했던 바로 그 플레이었다.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8일 AS모나코와의 경기, 김민재는 63분을 소화했다. 하지만 실수가 있었다. 치명적인 패스미스로 선제골을 내줬다. 아쉬웠던 경기였던만큼, 혹평이 이어졌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린 많은 일을 잘 해왔지만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있다. 우린 경기를 아주 잘 시작했고 주도권을 잡았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의 실수로 인해 다소 길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김민재는 라이프치히와의 2023~2024시즌 독일 슈퍼컵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비록 팀의 0대3 패배에 묻히기는 했지만, 공식 데뷔전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김민재는 후반 시작과 함께 마티아스 데 리흐트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민재는 후반 14분 상대 로이스 오펜다와의 스피드 경합에서 승리하고, 후반 25분 완벽한 태클을 성공시키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25분 벤자민 세슈코가 골키퍼를 따돌리고 득점 기회를 잡았을때 막아낸 장면은 단연 백미였다.
서서히 몸을 만들어간 김민재는 베르더 브레멘을 상대로 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지난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서는 독일 입성 후 처음으로 풀타임에 성공하며 연착륙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김민재는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라이프치히전에서 실점의 빌미를 내주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독일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까지 가세했다. 마테우스는 바이에른과 독일 대표팀의 전설적인 존재다. 그는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에 근접한 기량은 아니며, 바이에른의 불안 요소"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민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탈리아에서 그가 해낸 업적을 고려하면, 내가 그에게 거는 기대에 아직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이후 펼쳐진 코펜하겐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기류를 바꾼데 이어, 이어 펼쳐진 리그 경기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빌드업이 빛났는데, 지난 프라이부르크전에서는 패스 기록까지 세웠다. 옵타에 따르면 김민재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 단일 경기 최다 패스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무려 171번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옵타는 '2019년 2월 레버쿠젠의 알렉산다르 드라고비치가 뒤셀도르프전에서 178번을 성공한 후 최다 기록'이라고 전했다. 마인츠전에서는 패스 성공률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더리흐트 등 파트너를 바꿔가는 가운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벌써 10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바이에른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활약 중이다.
김민재는 올해 발롱도르 전세계 센터백 중 최고 순위에 이어 아시아 최고 선수로 인정을 받으며, 명실 상부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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