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방송이 ‘유튜브 시대’ 건너는 법

한겨레 2023. 11. 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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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중반 이후 지역방송 관계자들의 관심사와 화두는 단연 유튜브다.

방송권역이라는 독점적인 보호 장벽이 사라진 뒤 지역방송의 생존전략이 유튜브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느끼는 정도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유튜브의 영향력이 확장되던 초창기, 이와 경쟁하거나 대항 전략을 모색했던 대다수 지역방송이 지금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동반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적극 모색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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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전망대][한선의 미디어전망대]
게티이미지뱅크

유튜브는 지역을 재발견하게끔 도와줄 것인가 아니면 소멸케 만들 것인가?

2010년대 중반 이후 지역방송 관계자들의 관심사와 화두는 단연 유튜브다. 방송권역이라는 독점적인 보호 장벽이 사라진 뒤 지역방송의 생존전략이 유튜브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느끼는 정도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을 중심으로 체계화 된 시스템과 제작관행이 뿌리 깊게 남아 있어 유튜브 영상문법에 걸맞는 조직으로 변신할 묘안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 방송에 특화된 시스템을 버리고 디지털 플랫폼에 최적화된 조직으로 체질변신을 꾀하는 것이 유일하게 바람직한 해결책도 아니다.

다만, 지역방송이 생산한 양질의 뉴스와 정보를 더 많은 시청자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유튜브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소통 창구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유튜브 이외에 포털이나 메타, 인스타그램과 같은 다양한 소셜미디어가 존재하지만 방송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강력한 경쟁 플랫폼은 아무래도 유튜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유튜브의 영향력이 확장되던 초창기, 이와 경쟁하거나 대항 전략을 모색했던 대다수 지역방송이 지금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동반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적극 모색하는 중이다.

여기서 지역방송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지역방송은 지역성 구현을 존재조건으로 부여받아 왔다. 그런데 협소한 방송권역을 넘어 전국과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유튜브에서 지역성은 철지난 이념 타령만큼이나 진부하게 여겨지기 쉽다.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과 세계를 아우르는 구독자와 소통하는 유튜브에서 과거처럼 지역의 시청자만을 고집하는 게 적절하냐는 의구심과 반문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반응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의뢰를 받아 6개 권역의 지역 연구자들이 지난 몇 개월 동안 전국의 지역방송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프로젝트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됐다.

그런데 연구과정에서 눈여겨볼 만한 시도가 확인됐다. 문화방송(MBC)이 주도하고 있는 전략이었는데 전국적인 네트워크망을 가진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지역성 강화를 뉴스 플랫폼의 특화전략으로 구사하는 것이다. 즉, 구독자 규모가 큰 본사가 뉴스채널 관리운영의 책임을 지고 16개 계열사는 지역관련 정보를 집중 생산하는 방식으로 채널 생태계를 구성해 유튜브를 운영하는 것이다. 개별적인 지역방송이 전국과 세계의 시청자를 염두에 두기보다 각자에 특화된 지역성을 십분 활용하되, 채널 전체로는 전국과 그 너머를 아우르는 방식이다.

이는 뉴스와 정보를 생산하는 플랫폼이 많아졌음에도 양질의 지역정보가 생산되지 못하는 지역의 뉴스 생태계를 감안할 때 무척 반가운 전략이었다. 어느 틈엔지 지역성은 용도 폐기해야 할 구시대적 유물로 여겨지는 분위기, 특히 유튜브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지역성이란 거추장스러운 굴레로 인식되는 정서마저 감지되는 상황인 터라 더욱 반가웠다. 문화방송이 추진하는 전략은 유사한 전국망을 가진 한국방송(KBS)도 구사할 수 있는 모델로 판단됐다. 어쩌면 공공성 강화에 더 큰 사회적 책임을 지닌 한국방송은 반드시 추진해야 할 전략으로 보였다. 부디 문화방송의 전략이 지역성 강화 측면에서는 물론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성공적인 모델로 정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관련하여 방송통신위원회에도 당부하고 싶다. 지금 방통위는 내년부터 3년 동안 집행할 ‘2024~2027년 지역방송발전지원계획’의 초안을 한창 작성 중이다. 이 모델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프로그램을 꼭 포함해주었으면 싶다.

한선 호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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