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분쟁’ 동대문구-경희대, 소송전 2라운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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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로의 점유 문제를 두고 법적 다툼을 벌여온 서울 동대문구와 경희대가 지연손해금(이자)에 대해 또다시 소송전에 들어간다.
경희대로를 공공도로로 유지하려는 동대문구와 경희대로 일부 필지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경희대의 분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애꿎은 세금만 낭비되고 있다.
동대문구의회 노연우 구의원은 "조속히 도로관리대장을 제출해 경희대로를 공공성을 띤 정식 도로로 인가받으면 모든 게 풀린다. 소송전으로 감정싸움을 할 게 아니라, 도로 지정을 위한 협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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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이번엔 이자 문제로 소송 채비
경희대로의 점유 문제를 두고 법적 다툼을 벌여온 서울 동대문구와 경희대가 지연손해금(이자)에 대해 또다시 소송전에 들어간다. 경희대로를 공공도로로 유지하려는 동대문구와 경희대로 일부 필지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경희대의 분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애꿎은 세금만 낭비되고 있다.
경희대 학교법인인 경희학원이 지난 4일 동대문구를 상대로 지연손해금 지급명령을 법원에 청구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지급명령은 채무자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집행력이 부여되지만, 이의신청을 하면 민사소송으로 이어지게 된다.
동대문구와 경희학원의 법적 분쟁은 2012년 시작됐다. 경희학원은 동대문구가 경희대로를 무단으로 점유해왔다며 부당이득금의 반환을 요구했다. 5414㎡ 규모의 경희대로 중 8개 필지(1993㎡)는 경희학원이 소유권을 갖고 있고, 나머지는 서울시 등의 소유다. 길은 하나지만 소유자는 여럿인 셈이다. 이 때문에 동대문구는 이 도로를 현황도로(등록되지 않은 도로)로 보고 공공도로에 준해서 유지·관리했고, 경희학원은 자신의 사유지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사용료 지급을 요구해왔다. 2016년 대법원은 경희학원의 손을 들어주면서 동대문구에 부당이득금 12억2300만원을 갚아주고 매년 1억4천만원가량의 사용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동대문구는 이를 바로 지급하지 않았고 그사이 동대문구가 변상해야 할 금액은 21억5500만원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민선 8기가 들어서면서 동대문구는 경희학원에 줘야 할 변상금을 지급했지만, 지연손해금 문제는 풀리지 않았다. 경희학원과 동대문구가 산정한 지연손해금액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경희학원은 민법의 소멸시효 10년을 적용해 10년치 이자 5억5천만원을 받아내려고 했지만, 동대문구는 지방재정법을 적용해 5년치 이자인 3억8400만원만 지급하겠다고 맞선 것이다. 양쪽의 주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결국엔 또 소송으로 풀어야 한다.
반복되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등록 도로’인 경희대로를 정식 도로로 지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미 동대문구와 경희대는 지난해 8월 이런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경희대는 경희대로를 공공도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토지사용 승낙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고, 동대문구는 경희대로가 정식 도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임시 사용승인 중인 경희대 건축물을 정식 사용승인 하기 위해 협의한다’는 내용이다. 건축법에 따라 하나의 대지는 도로와 붙어 있어야 하는데, 경희대로가 정식 도로가 아니기 때문에 경희대로와 붙어 있는 경희대 캠퍼스도 법적으로는 맹지나 다름없는 처지다. 이 때문에 경희대 기숙사 등 5개 건물은 정식 건물로 인정받지 못하고, 동대문구로부터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양해각서대로 경희대로를 도로로 지정하는 일도 순탄치 않다. 경희학원이 동대문구에 도로관리대장을 제출해야 정식 도로 지정 절차를 밟을 수 있는데, 경희대가 이를 계속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관리대장을 제출하면 땅의 소유권은 유지되지만 사용권과 수익권은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동대문구는 경희대로부터 “도로관리대장 제출을 위해선 교육부의 승인이 필요해 시간이 걸린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양해각서 이행이 지지부진한 사이 지연손해금 소송까지 시작되면서 경희대로를 둘러싼 소모적인 갈등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대문구의회 노연우 구의원은 “조속히 도로관리대장을 제출해 경희대로를 공공성을 띤 정식 도로로 인가받으면 모든 게 풀린다. 소송전으로 감정싸움을 할 게 아니라, 도로 지정을 위한 협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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