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피플] 와일드카드→금메달→리그 우승…설영우 "솔직히 부담 많았다, 이젠 아시안컵 목표"
[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올해는 정말 긴 것 같아요.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뽑히고 부담이 많았어요. 마음 고생도 좀 많이 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웃을 수 있었어요. 리그 조기 우승도 해 마음이 편해요. 목표를 멀리 세우는 편은 아니지만, 당장은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드는 거예요."
설영우(24, 울산현대)는 올시즌 가파른 성장세였다. 천천히 두각을 보였던 그는 울산 주전 풀백 자리를 책임지더니 A대표팀 승선까지 쭉 달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표팀 3연패에 날개를 달았다.
설영우에게 아시안게임은 중요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끌었던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출항 전부터 말도 탈도 많았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치른 평가전에서 경쟁력 있는 경기력을 보이지 않았고 와일드카드 차출에도 물음표가 달렸다.
백승호, 박진섭과 와일드카드로 차출된 만큼 부담이 컸다. 리그 조기 우승을 확정지은 이후 울산에서 만났던 그에게 아시안게임을 묻자 "와일드카드로 뽑히고 부담이 컸다.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였다"라고 답했다.
여론도 좋지 않았기에 그라운드에서 결과를 내야 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자마자 정상에 오를 수 있겠단 자신감이 붙었다. 설영우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둘러싼 여론을 알고 들어갔다"라면서 "절대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첫 경기를 해보고 선수단 마음가짐, 실력 차이를 봤을 때 무조건 우승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쿠웨이트와 첫 경기에서 9-0 완승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동기부여에 더 불을 지폈다. 설영우는 "우리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다면 우승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첫 경기를 큰 점수 차이로 이겨 더 그랬다. 이런 모든 점이 좋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미소 지었다.
한국은 쿠웨이트전을 시작으로 한일전까지 전승 우승이었다. 우승까지 3실점만 허용하며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다. 연장전도 없었다. 설영우도 와일드카드로 부담을 가지고 대회에 임했지만 걸맞은 퍼포먼스로 대표팀을 이끌었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기쁨을 만끽할 시간은 없었다. 곧바로 10월 A대표팀에 합류해 튀니지, 베트남전을 준비해야 했다. 정신적, 체력적으로 지쳤을 법도 했다. 설영우에게 이를 묻자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두 달 만에 울산에 돌아왔다. 지난 두 달을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라고 털어놨다.
눈코 뜰새 없이 바빴지만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돌아왔다. 설영우는 "체력적인 부담보다 행복한 마음이 더 크다. 대표팀은 정해진 자리가 아니다. 대표팀에 갈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벅차다. 앞으로도 계속 불러주셨으면 좋겠다. 대표팀에 가기 전까진 스스로 만족하는 상황이 많았다. 현실에 안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팀에 가면 더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겐 너무도 큰 동기부여"라며 웃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10월 A매치를 치른 이후 리그 우승 레이스에 뛰어 들었다. 설영우는 체력적인 부침이 있어도 몸이 부서져라 뛰었다. 오른쪽, 왼쪽을 가리지 않고 팀 우승 경쟁에 헌신했다. 울산은 모두가 똘똘 뭉친 끝에 파이널라운드A 두 경기 만에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설영우도 누구보다 행복하고 기뻤다. 그는 "조기 우승을 해 남은 경기를 편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다. 올시즌을 돌아보면 내가 팀에서 빠진 상황도 많았는데 모두 열심히 버티고 이겨줬다. 내가 돌아온 이후 팀에 힘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17년 만에 숙원을 풀었던 지난 시즌과 조기 우승을 한 이번 시즌은 무엇이 달랐을까. 설영우는 "작년 우승 경쟁을 할 땐 중요한 순간에 미끄러졌다. 마지막까지 경쟁하면서 조급해지고 겁을 냈던 것 같다. 하지만 작년에 트로피를 들어보니 올해는 어떻게하면 되는지 알 수 있었다. 선수단 전체가 자신감이 있었다. 준비 과정도 작년보다 훨씬 수월했다"고 짚었다.
멘탈적으로도 성숙됐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살짝 들뜨기도 했지만 곧바로 리그 일정에 집중했다. "금메달을 따고 돌아와 들떠있긴 했다. 하지만 팀이 우승 경쟁 중인데 계속 그럴 수 없었다. 출근해서 최대한 냉정한 마음을 가지려고 했고 우승을 하고 즐기자는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리그 우승은 확정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등 남은 일정이 있다. 올해만 따지면 A대표팀은 11월 한국과 중국에서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른다.
하지만 설영우는 "축구 뿐만 아니라 모든 일을 하면서 바쁘다는 건 좋은 것이다. 조금이라도 무릎이 버텨줄 때 더 바쁘게 뛰어다니겠다. 감독님께서 일주일만 집에서 쉬라고 하시면 22살때 몸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럴일이 없기 때문에 열심히 더 뛰겠다"고 웃었다.
이어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서 풀린 모습을 보이는 건, 울산 팬이나 많은 분이 나에게 바라는 게 아니다. 시즌이 끝나려면 한 달이 남았다. 시즌이 끝나면 대표팀에서 경쟁해야 한다. 목표를 멀리 세우는 편은 아니지만 당장엔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들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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