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감성 지폈다…'젊은 거장' 메켈레, 뜨거운 첫만남[강진아의 이 공연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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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거장'과 함께 27년 만에 돌아왔다.
노르웨이 명문 악단인 오슬로 필하모닉은 27세 스타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와 함께 거대한 자연의 풍광을 담은 북유럽의 색채로 공연장을 물들였다.
메켈레의 지휘봉과 함께 바이올린의 활들이 일제히 춤을 추며 북유럽의 어느 숲속 호숫가로 관객들을 이끌었다.
메켈레의 부드러운 손짓과 함께 호른과 플루트 등 관악기의 서정적 선율로 천천히 문을 연 1악장은 현악과 팀파니의 힘이 더해지며 웅장하고 긴박하게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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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젊은 거장'과 함께 27년 만에 돌아왔다. 노르웨이 명문 악단인 오슬로 필하모닉은 27세 스타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와 함께 거대한 자연의 풍광을 담은 북유럽의 색채로 공연장을 물들였다.
지난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큰 키에 모델 같은 모습의 메켈레가 등장하자 객석의 이목이 쏠렸다. 이내 단상에 오른 그는 차분하고 절제된 지휘로 단원들과 밀도 있게 교감하며 끈끈한 호흡을 보여줬다.
이날 무대는 '클래식계 아이돌'로 불리며 전 세계 러브콜을 받고 있는 메켈레의 한국 데뷔로 주목을 받았다. 2021년과 2022년 내한을 예정했으나 코로나19로 모두 불발된 후 성사된 무대다. 단 한번의 지휘로 2020년부터 오슬로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로 발탁된 그는 이듬해부터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도 맡고 있다. 2027년부터는 유럽 최고 악단으로 꼽히는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로 활동한다.
그의 자신감은 프로그램에서 나타났다. 핀란드 출신인 자신의 정체성을 또렷이 보여주는 핀란드 국민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작품만으로 채웠다. 10여분의 짧지만 짙은 인상을 남긴 첫곡 '투오넬라의 백조'부터 그 확신은 증명됐다.
메켈레의 지휘봉과 함께 바이올린의 활들이 일제히 춤을 추며 북유럽의 어느 숲속 호숫가로 관객들을 이끌었다. 여기에 백조를 상징하는 잉글리시 호른의 감미로운 독주는 마음을 뒤흔들었다. 핀란드 신화 '칼레발라'에서 탄생한 이 곡에서 백조는 죽음의 세계 투오넬라의 관문을 지키는 존재다. 아름다운 선율 속에 쓸쓸하고 슬픈 분위기가 묻어나며 전체적인 균형감이 뛰어난 연주를 선보였다.
'21세기 현의 여제'로 손꼽히는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이 협연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도 '별미'였다. 얀센은 북유럽의 차갑고 투명한 겨울을 강렬하고 감성 어린 음색으로 그려내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옥타브를 넘나들며 기교가 돋보인 바이올린 솔로 구간에선 객석도 숨죽였고, 오케스트라와의 앙상블로 성찬을 만들어 냈다.
물결치듯 흘러가는 현악기를 필두로 극적으로 전개되는 1악장에 이어 2악장은 관악기로 시작하는 아다지오로 부드럽게 펼쳐냈다. 절정에 도달한 3악장은 오케스트라와 조화로운 사운드를 열정적으로 쏟아내며 거침없이 진군했다. 끊기지 않는 박수갈채에 그녀는 수줍은 미소를 보이며 바흐의 파르티타 2번과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등 두 곡을 앙코르로 선물했다.
대미는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5번이 장식했다. 메켈레의 부드러운 손짓과 함께 호른과 플루트 등 관악기의 서정적 선율로 천천히 문을 연 1악장은 현악과 팀파니의 힘이 더해지며 웅장하고 긴박하게 내달렸다. 지휘봉을 일제히 뒤따른 드라마틱한 끝맺음엔 사진을 찍은 것처럼 그 순간이 멈춘듯했다.
첼로와 비올라의 피치카토로 새가 지저귀듯 생동감있게 시작한 2악장은 현악기와 관악기가 서로 소리를 쌓아가며 변주했고, 3악장은 대양으로 나아가듯 풍성한 합주로 장대하게 뻗어갔다. 마지막 악장은 시벨리우스가 날아다니는 백조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한국 관객과의 첫 만남에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은 메켈레는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미소로 화답했다. 이날의 앙코르 역시 시벨리우스였다. 몽환적이고 음울한 선율로 천천히 피워내다가 활기차고 격렬한 무곡으로 펼쳐내는 시벨리우스의 '슬픈 왈츠'로 관객들과의 마지막 춤을 만끽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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