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몽골 꽃자리 노래돼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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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이 펼쳐진 몽골의 드넓은 초원에서 아무 걱정 없이 짜릿한 쉼을 하고 돌아왔던 황금 같은 지난 여름을 난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아직도 눈앞의 순한 소떼 말떼들이 허브향기 짙은 야생초 밭에서 고물고물 풀을 뜯으며 행복에 취해있는 모습이 좀체 날 떠나지 않는다.
그땐 나도 하염없이 그 초원에서 알프스의 '할미 하이디'가 돼 마냥 행복했던 추억이 다시금 가을 하늘에 노래 가락으로 몽실몽실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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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이 펼쳐진 몽골의 드넓은 초원에서 아무 걱정 없이 짜릿한 쉼을 하고 돌아왔던 황금 같은 지난 여름을 난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아직도 눈앞의 순한 소떼 말떼들이 허브향기 짙은 야생초 밭에서 고물고물 풀을 뜯으며 행복에 취해있는 모습이 좀체 날 떠나지 않는다. 그땐 나도 하염없이 그 초원에서 알프스의 '할미 하이디'가 돼 마냥 행복했던 추억이 다시금 가을 하늘에 노래 가락으로 몽실몽실 떠오른다. 지금도 그 지천을 에워싼 아름다운 야생화 꽃밭에서 소녀처럼 뒹굴며 찍어 온 추억의 사진 몇 장에서 도무지 눈길을 뗄 수가 없다. 그 광활한 초원 모두가 이름 모를 예쁜 야생화로 가득 찬 천국이었으니 그 행복감을 과연 무슨 말로 표현 할 수 있으랴! 정말 가져갈 수 있다면 이 산자락을 다 사서라도 가져가고 싶은 욕구도 생겼다. 그러나 그건 인간의 과한 욕심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바로 그때, 내려가고 싶진 않았지만 억지로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을 때였다. 누가 꺾었는지, 바람에 꺾이었는지 '애잔한 꽃 한 송이'가 나를 바라보며 바르르 떨고 있었다. 차마 그 곳에 혼자 두고 오기 애처로워 얼른 주워가지고 내려오다 때 마침 옆에 계셨던 정 교수님께 드리게 됐다. 얼떨결에 받으신 '노란 꽃 한 송이'를 한동안 손에 쥐고 계시다가 불현듯 그 산자락 통나무 틈새에 꽂으시며 "너는 그 자리에 있어라." 하시는 그 한 마디에 영감이 딱 떠올랐다. '아, 사람이고 자연이고 우린 모두 각자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더 빛이 나는 거구나.' 하는 순간의 영감이 떠올라 아래와 같은 "꽃자리"라는 즉흥시를 빚게 됐다.
바람결에 날리었나/구름자락에 실려 왔나/애잔한 꽃 한 송이가/애잔한 꽃 한 송이가/산자락에 바르르 떨고 있구나/잠자리 나래 같은/보드라운 네 얼굴/통나무 틈새에 꽃아 두니/그 자리가 바로/꽃자리구나.
그런데 이 시가 노래가 돼 다시 돌아올 줄은 정말 몰랐다. 동행한 그 교수님께서 내 시에 곡을 붙여 정말 멋진 가곡을 탄생시켜 주신 것이다. 이 시, 노래가 모든 이 들에게 희망의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 김숙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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