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시가전

김재근 선임기자 2023. 11. 1.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역사상 가장 치열하고 참혹했던 시가전은 스탈린그라드 전투이다.

이 전투의 독-소 양측 사상자가 200만 명이나 됐다.

시가전은 가장 어려운 전투이다.

시가전을 그만둘 수도 없고, 전투를 벌이자니 아군은 물론 엄청난 민간인 살상도 피할 수 없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재근 선임기자

역사상 가장 치열하고 참혹했던 시가전은 스탈린그라드 전투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1942년 8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199일간 스탈린그라드(현 볼고그라드)에서 소련과 나치 독일이 맞붙은 싸움이다. 세계 최강 나치군이었지만 소련군이 공장과 주택, 상가, 빌딩 뒤에 숨어 결사적으로 방어하고, 살인적인 추위와 굶주림까지 겹치자 결국 항복하고 만다.

이 전투의 독-소 양측 사상자가 200만 명이나 됐다. 소련의 사상자가 더 많았지만 독일은 서부와 남부에서 연합국과 싸우던 터라 이곳의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내리막길에 들어선다.

2016년 이라크와 IS의 모술전투, 지난해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마리우폴전투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스라엘도 1967년 6일전쟁 때 동예루살렘 전투에서 요르단군의 저항에 부딪쳐 큰 희생을 치렀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시가전을 앞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30여만 명의 병력으로 금방 하마스를 소탕할 것처럼 보였지만 전면전과 국지전을 오가고 있다. 그러는 동안 미사일과 공중폭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가 8000명을 넘어섰다.

시가전은 가장 어려운 전투이다. 산이나 들판, 사막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적을 식별하여 공격하면 그뿐이다. 그러나 도심에서는 빌딩과 주택, 아파트, 상가 등 어디서 적이 나타날지 모른다. 도로 곳곳에 지뢰를 매설하고 건물과 골목에 부비트랩을 설치했을 수도 있다. 더구나 하마스는 가자에 50여km의 땅굴을 팠다고 한다.

시가전이 벌어지면 민간인이 훨씬 많이 죽는다. 군인들은 엄폐하거나 땅굴에 숨어 목숨을 지키지만 민간인은 그럴 능력이 없다. 가자지구 북쪽에는 11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과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200여명이 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가 총리가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다. 시가전을 그만둘 수도 없고, 전투를 벌이자니 아군은 물론 엄청난 민간인 살상도 피할 수 없다. 땅굴 속의 하마스를 뿌리뽑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스라엘 군인에 대한 신뢰도가 80%가 넘지만 네타냐후에 대한 신뢰도는 20.5%에 불과하다. 극단적인 정책으로 정권을 잡고 유지해온 네타냐후의 선택과 앞날이 주목된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