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시정연설 작은 변화, 협치 출발점 돼야

2023. 11.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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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31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은 여러모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지난해는 더불어민주당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시정연설이 됐는데 올해는 본회의장이 만석이 됐다.

시정연설에 앞서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의장실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난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윤 대통령 시정 연설을 전후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등 구태를 연출하는 모습도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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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31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은 여러모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지난해는 더불어민주당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시정연설이 됐는데 올해는 본회의장이 만석이 됐다. 21대 국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피켓 부착이나 고성도 없었다. 시정연설에 앞서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의장실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난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피의자 신분으로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를 번번이 거절한 바 있다. 첫 만남이 이뤄진 만큼 영수회담이 됐든 여야 대표와 다자회담이 됐든 회동 가능성은 열려 있다.

윤 대통령의 연설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읽힌다. 여러 차례 '부탁', '협조' 등의 용어를 쓰며 초당적 협력을 강조한 부분에 방점이 찍힌다. 이념을 지나치게 앞세우면서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반국가 세력"을 언급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 연설에서는 이념색을 빼고 '경제'와 '민생'을 키워드로 잡았고, 야당을 협치의 대상으로 생각하며 예의를 갖춘 것이다. 윤 대통령이 국회 여야 상임위원장들과 오찬을 가진 것도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이는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달 24일 과도한 정쟁을 자제하기로 '신사협정'을 맺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야유나 고성을 보내지 않았지만 시정 연설 내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여당 의원들이 시정 연설 27분 동안 30차례나 박수를 쳤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무(無) 박수와 무(無) 반응으로 일관했다. 일부 의원들은 휴대전화를 보거나 옆자리 의원과 대화를 나누는 등 딴청을 피웠다. 윤 대통령 시정 연설을 전후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등 구태를 연출하는 모습도 여전했다.

흔히 정치인들 사이에 야당은 여당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다. 여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야당의 태도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정국을 빠져나와 12년 만에 예산안을 법정 시한 내 통과시킨 적이 있다. 여야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지만 대통실과 여당이 진정으로 대화와 타협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길이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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