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닥터] 압도적 생존율 자랑하는 'K의술'... 싱가포르 의사도 수술 받으러 왔다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암 치료 대가들을 중심으로 수술 잘하는 병원으로 우뚝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지난 10월 20일 싱가포르 신경과 의사인 탕콕프(Dr. Tang Kok Foo)씨는 중앙대학교광명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고 회복한 뒤 출국했다. 싱가포르 마운트 엘리자베스 병원(Mount Elizabeth Hospital)에서 20여년간 근무하던 그는 위산 역류 등의 증상으로 검진을 받은 후 위식도 경계부암 3기를 판정 받았다. 동료 의사들로부터 김형호 교수에게 치료받을 것을 권유 받아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회복 후 그는 가족들과 환한 미소로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의료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한국인, 염분 높은 장류 먹는 식습관 발병률 높여
위암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 중 하나다.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현재는 발병률 4위에 해당 하지만, 위암은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국내 암 발생 부동의 1위였다. 국내에서는 약 3만명의 환자가 매년 발생하며, 이 수치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인구 10만 명 당 기준에서 약 10배 높은 수준이다.
국내 위암 환자가 많은 이유는 식습관에서 비롯하는데, 김치와 젓갈, 된장과 고추장 등 장류는 염분이 높아 위암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헬리코박터균 감염 역시 주요한 이유 중에 하나다. 우리나라 성인의 70%정도가 감염돼 있다고 하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2~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위암 치료 성적을 봤을 때, 우리나라는 세계와 비교해도 최고의 수준이다. 오랜 시간 발병률이 높았던 암종인 만큼, 국내 의료진들의 임상경험과 치료 노하우가 축적된 것이다.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5년 생존율이 78%에 이르는데, 이는 세계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특히 복강경 수술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의 치료 수준은 세계 탑클래스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 성적으로 인하여 위암 수술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암병원 김형호 교수(외과)는 “불과 30년 전만 해도 위암은 치료하기 어려운 불치병으로, 환자에게는 암 진단이 사망선고와 같았다”며 “현재 각 분야 의료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위암의 생존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4기에 이르게 되면 아직까지는 생존율의 개선이 없어 조기발견을 위한 정기검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의 신경과 의사 탕콕프씨는 속이 쓰리고 위산 역류 등의 증상이 있어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위식도경계부암’ 3기를 판정받았다. 식도주위의 림프절까지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였던 것이다.
위식도경계부암은 일반적인 위암과 다르게 위와 식도가 만나는 부위의 암으로, 수술 과정의 난이도를 비교하면 위암수술에 비해서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위는 물론 식도와 종격동, 림프절까지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의료선진국이지만, 암치료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치료 방식이 일반적이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구미지역이나, 그 영향을 받은 싱가포르 태국 등의 국가에서는 선행항암요법을 통해 병기를 낮춘 뒤 수술을 하는 것을 선호하며, 우리나라와 일본 같은 경우는 수술에 대한 임상적 경험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외과의들의 술기 수준이 높아 먼저 수술을 한 후 항암치료를 하는 경향이 있다.
탕콕프씨 역시 자국에서 선행항암치료를 받았지만, 그 다음 단계인 수술에 있어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의 암종은 단단한 덩어리로 이루어진 고형종양암으로, 수술로 절제가 가능한 고형조형암의 경우 항암제를 통한 치료는 전체 생존율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나머지 90%는 수술이 차지할 만큼 외과적 수술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는 최선의 치료법에 대해서 고민했고, 자국내 동료 의사들의 권유를 계기로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 김형호 교수를 찾아왔다. 고난이도의 수술이 예상됐지만, 숙련된 의료진들의 집도를 통해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칠수 있었다.
◇ 최적의 진료서비스로 외국인 환자도 편안하게
출국하기전에 만난 탕콕프씨는 중앙대광명병원이 진료환경과 시스템면에서도 외국인환자가 편안한 환경에서 최적의 진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갖추었다고 평했다. 그는 “김형호 교수님의 실력은 물론이고 병원의 최신시설과 환자중심의 문화, 친절한 직원 등 기대했던 것 보다 더 만족스러웠다”며 “감염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과 의료진들의 영어 소통이 아주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 역시 인상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호 교수는 복강경 위암 수술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1996년 국내 최초로 복강경 위절제술을 시행하고 1998년 위암에서 복강경 위절제술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5,500례 이상의 위암 복강경 수술을 집도했다. 명실상부 복강경 수술을 위암의 표준 치료법으로 발전시킨 김형호 교수는 위암 환자의 삶의 질과 만족도를 최우선에 두고 최소한의 절개와 출혈, 최대한의 기능 보존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김형호 교수의 영향력은 세계적이다. 각 국의 많은 외과의들이 복강경위수술을 배우기 위해 김형호 교수를 찾아오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 다수의 의사들이 김형호 교수에게 연수를 받았다.
김형호 교수는 “어려운 수술이었으나, 숙련된 의료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며 “제 마지막 소명은 4기 암 환자의 여명기간을 늘리는 동시에 환자의 삶을 질을 높이는데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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