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업체들, 대기업보다 노동법 더 많이 어겼다

시공능력 상위 20개 건설업체에서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법령 위반 건수는 총 416건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건설현장 부실시공과 안전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주택사업을 영위하는 중견 건설업체들의 노동 법률 위반 건수가 시공능력 상위 대형 건설업체들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코스피 상장사인 코오롱글로벌과 태영건설의 노동 법률 위반은 각각 37건, 30건으로 20대 건설 가운데 4번째, 6번째로 많았다. 대방건설은 노동 법률을 23건 위반해 롯데건설보다 더 많이 불법을 저질렀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허영 의원(더불어민주당·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이 공개한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시공능력 상위 20개 건설업체에서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법령 위반 건수는 총 416건으로 나타났다. 시공능력 3위 대우건설에서 가장 많은 54건의 법령 위반이 발생했다. 대우건설의 법 위반 건수는 시공능력 2위 현대건설(37건)보다 17건 더 많이 발생했다.

DL건설 38건·현대건설 37건·코오롱글로벌 37건·GS건설 36건·태영건설 30건·대방건설 23건·롯데건설 22건·HDC현대산업개발 22건·계룡건설산업 20건·SK에코플랜트 18건·포스코이앤씨 15건·중흥토건 14건·현대엔지니어링 11건·서희건설 11건·호반건설 8건·한화건설 7건·제일건설 6건·삼성물산 5건·DL이앤씨 2건으로 법령 위반 건수가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근로기준법' 위반 201건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5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4건 ▲기타법 206건으로 조사됐다. 노동자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제정된 근로기준법 위반이 48% 이상 적발되어 건설노동자가 법적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우건설은 지난 11일 인천 서구 오피스텔 공사현장 지하 2층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1명이 개구부를 통해 지하 3층으로 추락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5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노동부는 현재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모든 현장에 대해 일제 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9~10월 인천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고는 9건이고 이중 6건은 공사비 50억원 미만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아니다. 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23일 중대재해 위기 경보와 20대 안전강령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9월 국토교통부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산업재해 사망자 수, 하자보수 시정명령 건수, 부실 벌점 등을 시공능력평가에 반영하고 감점 비중을 높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관계 법률 위반과 관련한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허 의원은 "시공능력 상위 건설사가 노동법률 준수를 위해 노력하지 않고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보호하는 법률을 상습 위반하는 것은 문제"라며 "건설 노동자들이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는 만큼 기업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국토부도 법률 위반 건설사에 대한 제재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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