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네시스에 지지 않겠다"…렉서스 사장의 복안은?
첫 순수전기차 RZ 개발 지휘하며 전동화 전략 견인
"기술적 측면에서 가장 좋은 자동차 만들고 싶어"
"배터리 효율성이 향후 전기차 승패 가를 것"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하이브리드 명가'로 불리는 렉서스가 전기차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35년까지 새로운 모듈 구조를 통해 차량 아키텍처의 근본을 바꾸고 최첨단 생산기술 구현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합해 완전한 전기차 브랜드로 바꾼다는 청사진이다.
앞으로 남은 12년 동안 전동화 전략을 이끌 수장인 와타나베 타카시 렉서스 인터내셔널 사장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만난 그는 '기술력'을 전동화 전략의 핵심으로 꼽으며 "렉서스는 전기차에 있어서 가장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과정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와타나베 사장은 렉서스 전동화 프로젝트를 이끈 주역이다.
1993년 토요타에 입사한 그는 주로 엔진 개발을 담당하며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12년 렉서스로 옮겨 쿠페형 스포츠카 렉서스 LC를 성공으로 이끌고 브랜드 최초 순수전기차인 RZ 개발에도 참여했다. 지난 6월에는 한국을 찾아 자사 전동화 방향성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와타나베 사장은 '역할'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강조하며 "전기차를 만드는 입장에서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를 만드는 브랜드로서 기술적 측면에서 견인하는 것이 렉서스의 역할"이라며 "이를 통해 생기는 부가가치를 다음 세대에 넘겨줄 수 있도록 기반이 될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이어 "BEV 팩토리에서 기술을 발전시키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면서 다양한 생산 방식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기술은 더 발전해 갈 것"이라며 "앞으로 토요타에서 새로운 전기차가 나올텐데 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렉서스의 역할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토요타는 지난 6월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가 장착한 전기차를 오는 2026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6년까지 1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2030년에는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5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와타나베 사장은 "전기차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얼마나 상품력 있는 배터리를 탑재해서 주행 거리를 늘려야 하는지, 또 얼마나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가 어떤 배터리를 쓰느냐고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배터리를 보급하고 지금의 배터리 기술을 성장시키기 위해 개발과 생산 포메이션을 생각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한 대응 중 하나가 북미에서 체결한 (토요타와) LG와의 업무협약"이라고 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 비야디(BYD)가 일본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사하는 것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다만 "렉서스라는 브랜드 안에서 더욱 렉서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렉서스다움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와타나베 사장은 "프리미엄이라는 건 고객에게 인정받기 위해 그 브랜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라며 그 중심에는 우수한 주행성과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렉서스는 전동화 테크놀로지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는 브랜드"라며 "전동화를 진행하면 이런 장점들이 커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에선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언급하기도 했다.
제네시스는 렉서스를 비즈니스 롤모델로 삼고 있지만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할 예정이다. 일찌감치 전동화 전환에 대응하며 전용 플랫폼 개발 등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덕분이다. 이 때문에 향후 전기차로 넘어가는 자동차 산업은 제네시스가 렉서스를 뛰어넘을 기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와타나베 사장은 "전기차의 진정한 가치는 상상하면 구현할 수 있고 실현할 수 있는 점"이라며 "이 실현의 계기는 소프트웨어인데 제네시스에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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