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ERP, 구독서비스로 재패한 아이퀘스트···저평가 끝난다

김창현 기자 2023. 11.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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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1.1만원의 절반까지 하락한 주가, 매출은 급성장中
아이퀘스트 김순모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매년 60만개의 신설법인이 새로 생기는데, 이들을 전부 회사 고객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김순모 아이퀘스트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넘쳤다. 1998년부터 아이퀘스트에 합류한 김 대표는 당시 스타트업이었던 아이퀘스트를 전사적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기업으로 키운 장본인이다.

아이퀘스트는 법인을 대상으로 ERP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ERP를 통해 법인은 생산, 영업, 구매, 재고관리, 회계 등 기업에 필요한 정보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김 대표는 "20년 전 ERP가 처음 국내에 소개됐을 당시에만 해도 소프트웨어 가격이 수천만 원을 호가해 중소기업들은 사용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불필요한 기능을 빼고 가격을 보다 저렴하게 만들어 중소기업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구독형 모델을 채택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많지만, 김 대표는 2007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ERP 소프트웨어를 구독형 모델로 전환해 배포했다. 그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면 유지 보수에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저희는 한 번에 수천만 원을 받는 대신 매달 월 사용료를 받으며 저변을 넓혀갔다"고 말했다.

견조한 실적과 성장세에 힘입어 아이퀘스트는 202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당시 기관 수요예측으로 역대 최고인 1504 대 1을 기록해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공모가도 희망 범위(9200원~1만600원)를 넘어선 1만1000원으로 정해졌다.

회사 실적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20년 아이퀘스트는 매출액으로 153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듬해에는 157억원을 벌었고, 지난해는 26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주가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소상공인 시장에 데이터 사업까지…신사업으로 주가 반등 돌파구 마련
김 대표는 "회사 실적에 비해 주가가 따라오지 못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기존에 중소기업에 국한했던 시장을 소상공인으로 확장할 계획이고, 빅데이터 등 신규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하며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기본통계 조사'에 따르면 771만개에 달하는 중소기업 중 95%에 달하는 734만개가량이 소상공인으로 집계됐다. 지난 20년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ERP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며 쌓은 노하우로 소상공인 ERP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김 대표는 "ERP 시장은 매년 6%씩 성장하고 있다"며 "아이퀘스트가 만든 소상공인 대상의 사업관리 앱 '얼마장부'에 제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ERP에서 얻은 노하우를 토대로 인적자원(HR) 전용 제품도 개발 중이다. 그는 "HR 시장 규모는 국내외에서 점차 커지는 추세"라며 "현재 근태관리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인력관리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데이터 시장에 진출해 전자금융 비즈니스 핀테크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이퀘스트는 2018년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회계처리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동네 상권에 관한 자료에 목말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데이터 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에서 주도하는 공공데이터 사업과 마이데이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 아이퀘스트는 소프트웨어 관련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연구개발(연구·개발) 비용도 늘리는 중이다. 김 대표는 "상장 이후 엔지니어 숫자가 전체 인원 중에서 10% 넘게 증가했고, 연구·개발 비용도 전체 매출액 대비 15% 가까이 쓰고 있다"며 "신사업이 정상 궤도에 안착하면 영업이익도 매출액에 비례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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