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우승→최고 대우 재계약' 감독이 1년 만에 경질이라니…"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SSG 랜더스는 31일 "김원형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며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팀을 쇄신하고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당초 선수 및 코치진 구성에 대한 변화 범위를 뛰어넘어 현장 리더십 교체까지 단행하게 됐다"며 "다양한 후보군을 선정해 감독 인선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더욱 재밌는 야구를 선보일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김원형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SSG와 깊은 인연이 있는 인물이었다.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가 창단된 2000년부터 SK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으며 2011년까지 SK를 위해서 공을 던졌다.
김원형은 은퇴 후 지도자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SK에서 2011년 플레잉코치부터 시작해, 루키군 투수코치, 1군 불펜코치, 1군 투수코치 역할을 맡아 투수 양성에 힘을 썼다.
이후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에서 수석 코치, 투수 코치 등 역할을 맡은 뒤 2021시즌을 앞두고 SK의 감독으로 돌아왔다. SK가 곧바로 SSG에 인수되며 SSG 랜더스의 초대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다.
'초보 감독'이었던 2021시즌 김원형 감독은 6위로 마무리했다. 당시 선발 로테이션의 큰 축이었던 문승원과 박종훈이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된 상황이었다. 선발진에 큰 구멍이 난 상황에서 시즌 막판까지 가을야구 경쟁을 했지만, 키움 히어로즈에 밀리며 6위로 첫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이듬해 KBO리그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작성했다. 2022시즌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KBO리그 역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낸 SSG는 키움 히어로즈를 4승 2패로 꺾으며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SSG는 창단 2년 만에 팀을 최정상에 올려놓은 김원형 감독에게 당시 KBO리그 최고 대우를 해주며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3년 22억 원(계약금 7억 원, 연봉 5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초반에도 김원형호는 순항했다. 전반기 LG 트윈스와 선두 경쟁을 했다. 하지만 후반기부터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9월에는 6승 2무 15패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 다시 상승세를 타며 3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했다. 3연패당하며 빠르게 짐을 싸야했다.
SSG는 최종 순위 4위로 시즌을 마친 뒤 김원형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하지만 성적으로 인한 경질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SSG는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 해지는 절대 아니다. 포스트시즌 종료 후 내부적으로 냉정한 리뷰를 치열하게 진행했다"며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팀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늦는 것보다는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단행했다"고 밝혔다.
SSG는 10월 31일 오전 김원형 감독 경질을 최종 결정했다. 이후 김성용 단장이 직접 김원형 감독을 만나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김원형 감독 역시 당일까지 자신의 운명을 모르고 있던 상황이었다.
계약 해지 발표 후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김원형 감독은 "마무리캠프를 준비하고 내년 구상도 하는 시기인데 갑작스럽게 이야기를 들었다.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며 "연락도 많이 오는 상황이라 머리가 아프다. 우선 쉬고 차차 여러 가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SSG는 1일부터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한다. 사령탑 없이 마무리 캠프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성용 단장은 "우리 팀은 베테랑이 많은 팀이다. 세대교체에 적합한 사령탑을 선임하기 위한 결정이다"며 "변화와 혁신에 적합한 사령탑에 대해 내부에서 논의를 거쳐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령탑 후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제로 베이스에서 감독을 찾아야 한다. 적합한 인물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SSG는 사령탑을 시작으로 코치진 개편 그리고 선수단 구성까지 새롭게 나설 계획이다.
한편, 한 매체는 10월 31일 박찬호가 SSG의 신임 사령탑에 오를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지만, SSG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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