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는 웁니다…이제 소맥 말면 1만5000원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20일 서울의 한 식당 주류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 등이 채워져 있다. 지난해 일제히 상승한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올해 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세가 큰 폭으로 오르는 데다 원·부자잿 가격 및 물류비 역시 상승한 영향이다. 2023.2.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음달부터 소주와 맥주 가격이 일제히 오른다. 정부 권유로 상반기 가격 인상을 유보했지만 제조비 상승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음식점 주류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31일 대표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 켈리와 테라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하기로 했다. 가격 인상시점은 11월9일부터다.

소주는 360ml 병과 1.8L 미만 페트류가 인상 대상이다. 담금주를 포함한 1.8L 이상의 페트류 제품, 일품진로 등은 가격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맥주의 경우 판매율이 높은 모든 500ml 캔은 가격을 동결했고, 발포주 필라이트의 355ml 캔과 1.6L 제품은 인상률을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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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인상 압박..."더이상 미룰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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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1위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월 참이슬 진로 출고가를 7.9% 인상한 이후에도 원가인상 압박으로 올해 초 또 한번 소주가격 인상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정부의 가격인상 자제 요청을 받아들여 유보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는 늘어나는 원료인상 부담으로 더이상 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연초부터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되고 신병 가격은 21.6%나 인상되는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경비 등 전방위적으로 큰 폭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소주 원가의 약 15%의 차지하는 주정 가격은 올해 들어 계속 오름세다. 하이트진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월 주정 1리터 평균 가격은 1795원으로 가격 인상 이전인 2021년(리터당 1589원)과 비교해 약 13% 상승했다. 또 소주병을 제조하는 제병 업체들은 지난 2월부터 공병 가격을 180원에서 220원으로 약 22% 인상했다.

맥주의 원가상승도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업계에 따르면 맥주의 핵심 원료 맥아 가격은 지난해 기준 전년대비 48% 급등했다. 이 외에도 공장가동과 제품물류에 영향을 미치는 원유가격이 38% 올랐고 수입 비중이 높은 원부자재 비용은 환율 영향으로 부담이 커졌다.
이런 이유로 오비맥주가 이달부터 카스, 한맥 등의 출고가격을 평균 6.9% 선제적으로 인상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에 비해 0.1% 낮은 인상률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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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맥 말면 1만5000원..."충격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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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와 맥주 출고가가 각각 인상됨에 따라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주류 가격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출고가 기준 각각 80원, 100원 인상됐지만 음식점 판매가격은 1000원씩 오를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재 서울시내 주요 상권 식당의 주류가격을 보면 소주가 5000~6000원, 맥주가 6000~7000원 선이다. 소주와 맥주를 1병씩 섞어먹으면 1만5000원이 드는 식당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가격인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생방안을 병행한다. 주류 취급 거래처에 가격인상 시점까지 충분한 물량을 공급해 인상 전 가격으로 재고를 확보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한편 소비자가 소주 제품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대형할인매장, SSM, 농협하나로마트, 개인대형 슈퍼마켓 매장에서 가격할인 행사를 실시해 연말까지 가격인상에 대한 소비자 체감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주류 도매장에 대한 채권 회수 유예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주류 도매장이 식당에 지원한 대여금 등에 대한 회수 유예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가격 인상 시점부터 연말까지 판매한 참이슬과 진로 1병당 30원을 적립해 △요식업소 자녀 대상 장학사업 △요식업소 대상 건강증진상품권 지원 △거래처 필요물품 지원 등 환원 사업에 전액 투입할 계획이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