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째 불법방치 연안부두 ‘풍물의 거리’...차도 내몰린 보행자 위험천만
하수시설도 없어 환경훼손 우려도… 중구 “대책 찾는 중”
인천 중구가 연안부두 ‘풍물의 거리’ 일대의 불법 건축물들을 26년째 방치하고 있다.
이들 불법 건축물은 인도와 도로까지 점유한 채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환경까지 훼손하고 있다. 또 인근 토지주들은 재산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31일 구에 따르면 지난 1992년 항동7가 연안부두로 75번길 양쪽 길가에 ‘풍물의 거리’를 조성했다. 당시 구는 연안여객터미널 앞 불법 노점상 80여곳을 풍물의 거리로 옮기게 한 뒤, 이들에게 5년간 도로점용과 영업허가를 내줬으며, 노점 상인들은 컨테이너를 놓고 횟집 등 음식점을 운영했다.
그러나 이들 불법 건축물(컨테이너 상가 등)은 허가 만료 26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횟집, 수족관, 창고 등 영업을 하며 인도와 차도를 불법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불법 건축물 이용자들의 불법 주차 차량들이 왕복 6차로 중 4차로까지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불법 점유로 보행자들이 불법 건축물과 주차 차량을 피해 도로 위를 걷는 등 안전을 위협 받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유진씨(27)는 “길가에 중고 수족관들과 쓰레기가 가득 쌓여 길을 지날 때마다 차를 피해가야 한다”며 “어쩔 수 없이 도로를 걸어야 하는데 버스에 치일 뻔 한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고 했다.
특히 불법 건축물과 붙어있는 토지주와 건물주 등은 불법 건축물이 도로를 막고 있어 재산권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건축을 하거나 창고 등을 신축하려 해도 불법 건축물 때문에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토지주 A씨(69)는 “구청으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았지만, 이들 불법 건축물이 길을 막고 있어 아무런 공사를 하지 못한 채 재산권 피해를 보고있다”고 했다. 이어 “구는 인도를 불법 점용한 컨테이너 상가에 대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근 주민들은 이들 불법 건축물들이 하수도에 각종 음식물과 생활 폐수 등을 버리면서 악취는 물론, 그대로 폐수가 바다로 흘러나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불법 건축물이 인도 위에 있다 보니 정화조 등 최소한의 하수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불법 건축물에서 영업 중인 상인들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컨테이너 상가에서 수족관을 운영하는 B씨(53)는 “23년 전 횟집이던 이 상가를 권리금을 주고 샀는데, 당시 이 같은 ‘영업허가 기간 5년’이나 ‘불법’ 등의 이야기는 듣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칫 불법이라고 철거하라고 하면 그냥 쫓겨나는 것이기에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도로점용 허가 기간이 26년전에 끝난 만큼, 컨테이너 상가는 모두 불법이 맞다”며 “관련 대책을 찾고 있으며, 가능한 빨리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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