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동 육아휴직, ‘수입 반 토막’부터 개선해야 효과 있을 것
저출산고령사회위가 별도 신청을 하지 않아도 곧바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자동 육아휴직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지금도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수용해야 하지만 실제론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눈치 안 보고 육아휴직을 할 수 있으면 출산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육아휴직을 꺼리는 근본 문제는 휴직을 하면 수입이 반 토막 나기 때문이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육아휴직 기간 소득 대체율은 44%에 불과했다. 독일은 65%, 일본은 60% 수준이다. 고용보험기금에서 주는 육아휴직 급여의 상한선은 150만원이다.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을 쓰면 급여를 더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확대도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동 육아휴직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여성 취업을 더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아빠 육아휴직 사용이 증가 추세지만 여전히 엄마가 70% 이상이다. 자동 유아휴직제를 도입하면 기업들이 여성 고용을 더 기피할 수 있다. 남성이 더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내년도 ‘저출산 극복’ 관련 예산이 17조5900억원이다. 이 중 정부가 육아휴직 등 사업에 직접 투입하는 예산은 4000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유아휴직처럼 젊은 층의 출산 결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제도엔 보다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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