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갈등’ 원주 아카데미극장, 역사의 뒤안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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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냐, 존치냐'를 놓고 논란을 빚어온 강원 원주시 아카데미극장이 시의 철거 강행으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원주시에 따르면 아카데미극장은 건물 노후로 안전에 문제가 있고, 시민을 위한 문화·휴식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달 19일부터 철거를 진행한 결과 현재 외벽만 남긴 채 마무리 공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아친연대는 원주시의 위법 철거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아카데미극장 존치 운동을 계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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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적 가치 높은 공간
철거 막는 시민과 갈등 빚기도
원주시 “건물 노후로 안전 우려… 공연장-휴식 공간 등 조성할 것”
31일 원주시에 따르면 아카데미극장은 건물 노후로 안전에 문제가 있고, 시민을 위한 문화·휴식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달 19일부터 철거를 진행한 결과 현재 외벽만 남긴 채 마무리 공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아카데미극장의 보존을 원하는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아친연대)’의 철거 반대 집회 및 농성으로 철거 과정은 순탄하지 못했다. 철거를 막기 위해 아친연대 측 시민 활동가 3명이 극장 옥상 발코니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다 지난달 30일 경찰의 설득으로 내려오거나 강제 연행됐다. 이후 대형 크레인 장비를 동원한 극장 지붕 철거가 이뤄지면서 60년 역사의 아카데미극장은 콘크리트 외벽만 남겨둔 상태다. 시는 극장 건물 주변의 안전을 위한 준비를 거쳐 조만간 외벽도 철거할 방침이다.
아카데미극장을 둘러싼 갈등은 지난해 7월 민선 8기가 출범하면서 기존의 보존 방침 대신 철거를 결정하면서 촉발됐다. 아카데미극장은 2006년 문을 닫은 이후 방치돼 오다 2021년 1월 시민들이 보존추진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시에 보존을 요구했다. 단관극장의 원형을 유지한 건축물로 가치가 있는 데다 역사·문화성도 담겨 있는 공간이라는 이유였다.
시는 시비 32억 원을 들여 건물과 토지를 매입했지만 민선 8기 출범 이후 추가 예산 투입 문제가 불거지면서 철거가 결정됐다. 이후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지만 시의 철거 의지를 꺾지 못했다.
그러나 아친연대는 원주시의 위법 철거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아카데미극장 존치 운동을 계속할 방침이다. 아친연대는 12일 아카데미극장 위법 철거 반대 2차 시민대행진을 열기로 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아친연대는 31일 ‘원주로 가자! 아카데미극장을 지키자!’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통해 “아카데미극장은 문화재 및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도 크지만 보존 운동 과정에서 원주시민이 보여준 공동체의 가치를 더하면 의미는 훨씬 크다”며 “평화로운 원주시민의 일상을 파괴하는 원주시를 규탄하는 대행진에 전국 시민의 참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원주시 관계자는 “과격한 집단행동은 시정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사업이 완료되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되고, 구도심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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