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우리도 달에 간다”
경이로웠다. 시골 전파사 앞에서 흑백 TV를 통해 지켜본 달 착륙 장면이 그랬다. 닐 암스트롱과 아폴로 11호. 그때 달을 밟았던 우주인과 우주선의 이름을 그래서 아직까지 기억하는 까닭이다. 1969년이었다.
당시 필자 또래 코흘리개들의 바람은 달에 우주선 보내기였다. 막연했던, 거의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우세했지만 말이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몰두하느라 달 탐사는 사치였을지도 모른다.
그랬던 우리에게도 달 착륙이 구체화되고 있다. 앞으로 9년 후인 2032년 독자적으로 달 착륙선을 보낸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달 탐사 2단계(달 착륙선 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주영창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주재로 최근 제12회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를 열었다. 그리고 지난해 제3차 국가연구개발사업 예타 대상으로 선정된 이 사업을 심의·의결했다. 이 사업의 목표는 달 탐사를 목적으로 착륙 예상지 주변 장애물을 탐지해 회피하고, 정밀한 연착륙을 자율 수행하는 1.8t급 달 착륙선 독자 개발이다. 과기부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내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5천303억4천만원을 투입한다. 당초 신청한 내년부터 9년간 6천184억4천600만원 대비 기간은 1년 늘고 예산은 881억600만원 줄었다.
지난 4월 국가전략기술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예타 통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았다. 착륙선은 지난해 예타를 통과해 개발 중인 차세대 발사체를 통해 2032년 발사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2028년 착륙선 설계를 완료하고 2031년 연착륙 임무를 수행하는 연착륙 검증선을 우선 차세대 발사체를 이용해 발사한다. 이후 2032년 달 표면 탐사 임무까지 수행하는 달 착륙선을 개발한다.
우리가 달을 밟는 나라가 되는 것도 머지않았다. 아폴로11호의 달 착륙 시 초등학생이 칠순을 넘긴 나이에 맞이할 근사한 미래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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