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지구의 생존법칙

경기일보 2023. 11. 1. 03: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복진세 칼럼니스트·에세이스트

중국의 어느 지도자는 농촌을 시찰하던 중 참새가 곡식 낟알을 쪼아 먹는 것을 보고 전국에 ‘참새소탕령’을 내렸다. 참새를 모두 잡아 죽인 이듬해에 해충이 들끓어 심각한 흉년으로 2천5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 참새는 곡식을 공짜로 쪼아 먹은 것이 아니었다.

자연은 상호의존(相互依存)해 존재한다. 아무리 뛰어난 유전자를 가진 개체라도 단독으로는 한순간도 존재할 수 없다. 세균조차도 생물의 개체수를 조절해 자연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

대유행하던 코로나 병원체는 오직 ‘신(神)’만이 할 수 있는 ‘인류 존재가치’의 총량을 조절해 지구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세균조차도 인간을 이롭게 하는 ‘순기능’이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태풍은 죽어가는 자연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강한 바람은 숲속의 병든 나무를 쓰러뜨려 다른 생물의 밑거름이 돼 주고, 곤충에게는 먹이를 제공해 주며,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 돼 주기도 한다. 바람은 대기의 각종 오염물질을 모두 쓸어간다. 또 태풍은 바닷물을 바닥까지 뒤집어 해양(海洋)을 정화하는가 하면 몰고 온 비는 모든 생물에게 생명수가 된다. 이처럼 태풍이 몰아치고 난 후 자연은 더욱 건강해진다.

어느 초원에 양 100마리만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고 하자. 양들의 개체수는 자연발생적으로 불어날 것이고, 이때 사자들이 나타나 양의 개체수를 조절하지 않으면 초원은 금세 메말라 양들은 멸종한다. 양이 멸종하면 사자도 굶어 죽는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다.

인간은 자연과 공존(共存)하지 않으면 한시도 존재할 수 없다. 자연 훼손으로 인한 이상기후로 지구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제 자연보호는 더는 미룰 수 없는 발등의 불이다.

황폐해져 가는 자연을 살려 죽어가는 지구를 ‘심폐소생’시켜 야 한다. 지금 당장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면 지구는 정말 위태로워진다.

노자의 핵심 철학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다. 인위적(人爲的)인 삶을 살지 말고 자연의 순리대로 살라고 가르친다. 당장 무위자연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곧 새로운 별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