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갯벌을 곁에 둔 도시가 누릴 풍요·가치

경기일보 2023. 11.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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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일 인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갯벌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분주히 오가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국가도시공원 지정이 그 이유다. 이 두 가지 타이틀은 만일 그렇게만 된다면 영예도 그렇지만 우수성과 가치에서 탁월함을 공인받는 셈이다. 그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가능성이 거론되는 갯벌은 강화와 영종 남단, 송도 등의 연안갯벌이다. 국가도시공원에 해당될 만한 갯벌은 소래습지 일원이다.

갯벌을 메워 단기간 고밀도로 개발한 도시에서 한창 진행되는 갯벌 논의가 반가우면서도 왠지 생경하다. 인천시민 가운데 의문을 품을 이도 있을 법하다. 실제로 바다에 닿기 어려운 지금에야, 게다가 도무지 갯벌과 그리 상관없는 삶을 사는 이로서야 당연하다. 이제의 현상은 바다와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시대, 바닷길로 사람과 물자가 오가던 인천, 그러니까 해양도시 인천의 정체성에 기인한다.

실제, 인천의 갯벌은 국내는 물론 ‘월드 스타’급이다. 많이 쪼그라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핫 스팟(Hot Spots)’으로 손색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갯벌을 잘 ‘어떻게’ 해본다면, 인천으로서는 ‘화룡점정’일 수 있겠다. 잘 갖춰놓은 도시 인프라에 더해 청정 갯벌, 풍요로운 갯벌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면 그러한 도시는 가장 살 만한 도시이자 방문하고 싶은 도시이지 않을까? 이와 유사한 경험치와 검증치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국내적으로 순천시와 신안군, 고창군이 그렇다. 멀리 국외로 보면 홍콩의 마이포습지, 영국 런던의 런던습지센터, 유럽의 와덴해 갯벌 등을 꼽을 수 있다. 경제적 부가가치와 주민 삶의 질을 동시에 높여 ‘보호를 위한 투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래서일까? 갯벌을 논할 때의 확연한 변화가 읽힌다. 환경보전이라는 원칙론과 당위성에 대한 주장만이 난무하지 않는다. 환경운동가들은 인간이 살기 위한 방편임을 설득한다. 경제적 이익은 물론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이뤄진 조사와 연구의 결과를 대며 생명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뒷받침한다. 그것을 누리며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를 우리네 삶으로 풀어 설명한다. 공무원들도 적극적이다. 해내려는 의욕은 물론 나름대로의 소신을 피력한다. 이러니 개발과 보전을 두고 벌어지던 원색적인 충돌을 찾기 어렵다.

우리는 도시적 삶과 함께 자연이 주는 혜택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음이다. 인천을 통해 도시가 생태공간과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지, 소중한 생태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의 모델은 무엇일지를 가늠할 잣대가 마련되기를 기원한다. 갯벌을 위한 관심과 투자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 인천이 품고 있는 연안, 섬들 모두가 인천의 자산이며 정체로 생각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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