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통하면 세계서 성공… 우리가 이끄는 CF연합에 美·日도 공감”
“이제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도하는 CF(Carbon Free·무탄소)연합에 미국·일본 등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회성 CF연합 회장은 지난달 2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CF연합은 국내용’이라는 비판에 “이제 우리가 하는 걸 국내용, 국제용으로 구분할 때는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1~3대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출신으로 2015년부터 지난 7월까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의장을 지냈다. 지금은 우리 정부의 ‘무탄소 에너지(CFE) 특임 대사’도 맡고 있다.
CF연합은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탄소 중립 실천 동맹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등 국내 기업·기관이 참여해 지난 27일 공식 출범했다. 유럽은 ‘RE100′이라는 탄소 중립 실천 연합을 주도하며 주요 글로벌 기업들에 가입을 권해왔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만 100% 사용을 요구해, 태양광·풍력발전 환경이 열악한 한국 같은 나라에선 사실상 불가능한 목표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원전·수소를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CFE·Carbon Free Energy)를 활용해 실현 가능한 탄소 중립 기준을 만들고, 국제사회에 확산시키기 위해 CF연합이 추진됐다.
이 회장은 “‘RE100′이나 ‘24/7 CFE 콤팩트(유엔이 주도하는 24시간 7일 내내 무탄소를 쓰자는 운동)’가 모두 전력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초점을 맞췄지만 CF연합은 전력은 물론 열에너지까지 포함하고, 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부문에서 탄소 배출을 제로(0)로 하자는 폭넓은 개념”이라며 “가능한 모든 기술과 옵션을 포용해야만 탄소 중립 실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우리는 김치를 먹고, 다른 나라는 샐러드를 먹고 나라마다 건강식이 다른데 샐러드만 먹으라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나라마다 자원과 여건이 다르니 각 상황에 맞게 에너지를 활용해 탄소 중립을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재생에너지 여건이 좋지 않은 국가들은 원자력·수소·CCS(탄소 포집·저장) 등 탄소 중립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탄소 중립은 우리 경제에 도전이지만, 기회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 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철강·시멘트·석유화학·반도체 산업은 탄소 중립 시대에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며 “석유·석탄 같은 카본 에너지 없이도 경제를 일으킨 우리의 노하우와 기술력이면 탄소 중립 실천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우리가 주도하는 CF연합에 미국·일본 등도 공감하고 곧 있을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 협력체), COP28(28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는 물론 양자 간 회의 등에서 CF연합 확대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CCS와 수소, SMR(소형 모듈 원전) 등 여러 무탄소 에너지 기술의 상용화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에 대해선 “급속한 기술 발전이 재생에너지 분야에만 국한되리라는 법은 없다”며 “기술 발전은 모든 사람의 예측을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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