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속 가능한 관광] 전망대를 찾았다가 발견한 ‘숨은 보물’

이지혜 기자 2023. 11. 1.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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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히로시마 오노미치: U2와 고양이 오솔길
오노미치 '고양이 오솔길'/이지혜 기자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라면 나의 일상과 다른 특별함을 기대하게 마련이다. 주로 여행지의 역사와 문화에서 실감하기 쉽다. 흔히 왕궁이나 사찰·성당을 떠올리지만 예전에 방직공장이 성업했다거나(①구라시키), 항구의 창고였다거나(②오노미치) 하는 곳 역시 소박하지만 저마다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자신만의 과거를 품고 지속 가능한 관광(sustainable tourism)으로써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본 지방 소도시를 다녀왔다. <편집자주>

[일본 히로시마·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우리가 흔히 아는 히로시마라는 지명은 2가지를 의미한다. 바로 히로시마현과 히로시마시다. 

이 히로시마현 여행의 대표주자로 파란 바다 위의 붉은 도리가 유명한 ‘이쓰쿠시마 신사’가 서남부에 위치한다. 좌청룡이 있으면 우백호가 있는 법. 반대편인 동남부에는 시마나미카이도의 시작점인 오노미치가 자리한다. 

최근 히로시마는 제주항공이 인천-히로시마를 운항하며 수시로 특가 판매를 하고 있다. 덕분에 어디로 갈까가 아니라 항공권을 구매한 후 가서 뭘 할까를 고민하는 곳으로 떠올랐다. 이에 상대적으로 낯선 오노미치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센코지 전망대/이지혜 기자

오노미치는 본래 시마나미카이도의 시작이자 내해의 섬을 조망하기 좋은 전망대로 유명한 관광지다.

시마나미카이도는 혼슈와 시코쿠 사이의 바다, 즉 내해(內海)의 여러 섬을 다리로 연결한 길이다. 오노미치와 이마바리가 그 처음과 끝으로 거리는 약 70km다. 이 길은 훌륭한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하지만, 직접 사이클을 타고 이동하면 한층 특별한 경험이 된다.

하지만 바닷길에 다리가 생기자 해운 수송은 예전에 비해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오노미치의 청년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다. 그렇게 쇠락한 옛 항구에는 대형 창고가 남았고, 이곳을 개조해 U2라는 복합 공간이 탄생했다.

오노미치 U2/이지혜 기자

사이클 애호라가라면 이 시마나미카이도와 오노미치의 U2호텔에 대해 들어봤거나 지금부터 관심을 가질 법하다.

U2 안에는 호텔과 자전거숍, 레스토랑, 베이커리카페, 바, 기념품숍이 있다. 옛 창고를 개조해 만든 호텔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고, 동시에 시마나미카이도를 찾는 사이클족에 특화한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자전거숍에서 사이클 점검과 정비를 제공하는 것.

U2 앞에 도착하면 고가(!)의 사이클이 주욱 늘어선 자전거 주차장이 유독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자동차나 바이크 가격에 맞먹는 유명한 사이클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노미치 복돌 고양이 /이지혜 기자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만난 고양이돌

이제 오노미치의 대표 명물 센코지 전망대로 가보자. 전망대에 오르면 시마나미카이도의 첫 번째 다리 ‘오노미치교’와 그 다리가 잇고 있는 섬 ‘무카이시마’가 보인다. 

센코지 전망대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하늘로 향하는 길처럼 만들어 놓았고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개방성이 뛰어나 여기저기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에 좋다.

아울러 팁을 하나 더하자면 보통 전망대에서 케이블카나 로프웨이 탑승권을 왕복으로 사곤 한다. 돈을 아끼기 보다는 트레킹이나 등산이 아닌 이상 여행자의 시간은 1분이 아까운 법이니까. 그렇대도 오노미치 센코지산 전망대 로프웨이라면 편도 티켓만 구입할 것을 추천한다. 

센코지 전망대/이지혜 기자

전망대 관람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은 초행길 외국인에게도 어렵지 않다. 더불어 경사나 보행로가 무릎에 큰 부담도 안 되는 난이도다.

먼저 ‘문학의 길(文学の道)’이라는 표지판이 있는 쪽을 선택하면 된다. 산길을 잠시 걷다 보면 다시 한번 선택이 필요한데 ‘텐네이지 삼중탑’이 보이는 곳에 ‘고양이 오솔길(猫の細道)’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쪽을 선택하자.

처음에는 고양이 오솔길이라는 말을 듣고 벽화가 있거나 길냥이가 많은 곳일까 정도를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귀여운 존재가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통칭 ‘복돌 고양이(福石猫)’로 불리운다. 반들반들한 차돌 위에 고양이 얼굴을 그려 넣었고, 계단 위에 담장에 풀숲에 곳곳에 숨어 있다.

고양이 오솔길/이지혜 기자

이 지역 예술가 소노야마 슌지가 1998년부터 돌을 색칠해 만들었다고 한다. 복돌 고양이 외에도 담벼락이나 길바닥 시멘트가 갈라진 틈의 모양을 활용해 고양이 몸통, 얼굴, 발바닥을 그렸다.

이 오솔길은 예전에 키타가와 케이코가 출연한 소니 카메라 광고로도 화제를 모았다. 키타가와가 자신의 반려 고양이와 함께 오노미치를 방문해 고양이 오솔길을 산책하며 사진을 찍는 콘셉트를 담았다. 소니는 이전에도 노기자카46 이쿠타 에리카와 함께 오노미치 전망대를 배경으로 한 광고영상을 촬영한 바 있다.

키타카와 케이코가 출연한 오노미치 고양이 오솔길 광고/소니 광고 캡처

이 고양이 오솔길 역시 동네에 활기를 되찾아주는 계기가 됐다. 사람들이 떠난 빈집을 개조해 고양이 카페나 관련 소품을 만드는 공방 등도 생겨났기 때문이다. U2가 사이클족이 찾는 버킷리스트라면, 고양이 오솔길은 이른바 ‘냥집사’라면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은 여행지가 됐다.

오솔길을 내려온 후에는 다시 산 아래 오노미치 상점가 노포에서 파르페와 자가배전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바닷가 마을에 걸맞게 해산물로 맛을 낸 오노미치 라멘도 별미다. 

취재협조 = 일본정부관광국(JNTO)

오노미치 복돌 고양이 /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고양이 오솔길/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고양이 오솔길/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고양이 오솔길/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고양이 오솔길/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고양이 오솔길/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고양이 오솔길/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고양이 오솔길/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고양이 오솔길/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고양이 오솔길/이지혜 기자
오노미치/이지혜 기자
오노미치/이지혜 기자
오노미치/이지혜 기자
오노미치/이지혜 기자
오노미치/이지혜 기자
오노미치/이지혜 기자
오노미치/이지혜 기자
오노미치/이지혜 기자
오노미치/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U2/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U2/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U2/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U2/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U2호텔/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U2/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U2/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U2/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U2/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U2/이지혜 기자
오노미치 U2/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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