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9회 무사 1·3루→무득점 패배…무너진 2위 자존심, 빈타에 실책 속출→3년 전 업셋 악몽 ‘엄습’ [PO2]
[OSEN=수원, 이후광 기자] 너무 오래 쉰 건가. 아니면 3주의 긴 휴식에도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건가. 평균 33.4세의 KT 베테랑 군단이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무기력하게 내줬다. 정규시즌 4위팀에게 시리즈 업셋을 당할 위기다.
지난 30일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5-9로 내준 KT. 스코어만 보면 아쉬운 패배였지만 9회 배정대의 영양가 없는 만루홈런으로 1-9에서 간신히 4점을 따라붙었다. 8회까지 문상철의 홈런이 없었다면 충격의 영봉패를 당할 뻔 했다. 수비 또한 148억 3루수 황재균의 어이없는 실책과 중견수 배정대의 포구 실수 등이 발생하며 2위팀의 품격을 스스로 버렸다.
이튿날 이강철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전날 홈런의 주인공 문상철만 7번에서 6번으로 상향 조정하며 김상수(33)-황재균(36)-앤서니 알포드(29)-박병호(37)-장성우(33)-문상철(32)-조용호(34)-배정대(28)-박경수(39) 순의 선발 명단을 꾸렸다. 평균 연령이 무려 33.4세로 높은 편이었지만 이들로 정규시즌 2위를 이뤄냈고, 1경기 결과로 희비가 엇갈리는 빅게임이기에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이들을 쓸 수밖에 없었다.
2차전 NC의 선발투수는 1차전 에릭 페디보다는 수월한 신민혁이었다. 신민혁의 시즌 기록은 29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3.98로, 지난 22일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나서 5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4-3 승리를 뒷받침했다.
올 시즌 KT 상대로는 5차례 선발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4월 11일 창원에서 6이닝 무실점, 8월 11일 수원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챙겼지만 7월 2일 수원에서 4⅓이닝 1실점, 7월 30일 창원에서 4이닝 3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5월 10일 수원에서는 5이닝 7실점(5자책)에도 패전을 면했다. 수원 기록은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40이다. KT 타선이 충분히 공략 가능한 투수였다.
그러나 이날도 3주 휴식이 독이 된 것처럼 보였다. 아니면 3주 휴식에도 베테랑들의 체력이 회복되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했다. 신민혁을 만나 6회까지 단 1안타로 꽁꽁 묶였고, 7회 알포드의 볼넷과 2루수 박민우의 포구 실책으로 1사 1, 2루 추격 기회를 맞이했지만 장성우가 바뀐 투수 류진욱 상대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KT는 0-3으로 뒤진 8회 마침내 첫 득점을 올렸다. 1사 후 대타 김민혁이 볼넷을 골라낸 뒤 배정대의 좌전안타 때 좌익수 권희동의 포구 실책이 발생하며 행운의 2, 3루 찬스를 얻었다. 이후 대타 오윤석의 희생플라이와 김상수의 적시타가 터지며 1점 차 추격을 가했지만 황재균의 중전안타로 계속된 2사 1, 2루서 알포드가 이용찬 상대 허무한 3구 삼진을 당했다.
마무리 이용찬을 상대로 만든 9회 무사 1, 3루 찬스에서는 문상철과 대타 김준태가 연달아 삼진으로 물러났고, 배정대의 자동고의4구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오윤석의 잘맞은 타구가 김주원의 슈퍼캐치에 막히는 불운이 따랐다.
수비 또한 연이틀 정규시즌 2위팀 답지 않았다. 시작은 1루 수비의 달인 박병호였다. 0-2로 뒤진 3회 무사 3루에서 선발 웨스 벤자민이 손아섭 상대로 평범한 내야땅볼 타구를 유도했지만 박병호가 이를 포구하지 못했다. 그 사이 3루주자 김주원이 홈을 파고들었고, 타자주자 손아섭마저 1루에서 살았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초반부터 상대에게 승기를 내줬다.
0-3으로 끌려가던 5회에는 황당 포구 실책의 주인공 황재균이 또 실책을 기록했다. 2사 후 박민우의 강습 타구가 배에 맞고 튀어나왔고, 재빠르게 공을 집었지만 이미 박민우가 1루를 밟은 뒤였다. 황재균은 한동안 고통을 호소했지만 그렇다고 실책이 내야안타로 바뀌는 건 아니었다.
KT는 결국 NC에 2-3 패배를 당하며 1패면 가을야구가 종료되는 벼랑 끝에 몰렸다.
KT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20년에도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두산에 1승 3패로 당하며 업셋의 희생양이 된 뼈아픈 기억이 있다. 오는 11월 2일 창원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큰 반전이 없다면 악몽 재현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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