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세이셔널한 등장, 8개의 발롱도르...GOAT 메시의 '완벽한 유럽 무대 퇴장'
[OSEN=정승우 기자] 이보다 완벽한 선수 생활이 있을까. 8번째 발롱도르를 거머쥔 'GOAT'가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유럽 커리어를 마쳤다.
리오넬 메시(36, 마이애미)는 3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이 선정한 2023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됐다. 발롱도르는 축구 선수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1956년 시작된 이 상은 한 해 동안 최고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진다. 2022년부터는 한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수상하며 개인 성과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이로써 메시는 '공식적으로' 2022-2023시즌 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됐다. 메시는 2009년 첫 수상을 시작으로 2010년, 2011년, 2012년, 2015년, 2019년, 마지막일 줄 알았던 2021년에 이어 2023년 또 한 번 발롱도르를 거머쥐며 범접할 수 없는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가 됐다.
메시는 지난 2004-2005시즌 FC 바르셀로나에 등장했다. 만 17세의 나이로 2004년 10월 RCD 에스파뇰과 치른 홈 경기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메시는 해당 시즌 총 9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했다. 메시는 이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코파 델 레이, 라리가를 통틀어 238분간(8경기)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가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1골이다. 해당 시즌 바르셀로나는 프리메라리가,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에 성공했다.
만 18세가 되던 2005-2006시즌 메시는 재능을 뽐내기 시작했다. 라리가 17경기(912분)에 출전해 6골 2도움을 기록했고 코파 델 레이 2경기(180분)에서 1골 1도움, 챔피언스리그 6경기(322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시즌을 통틀어 25경기 8골 5도움을 적립했다.
해당 시즌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라리가 우승,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하며 본인의 5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메시가 만 20세가 되던 2006-2007, 2007-2008시즌 그는 본격적으로 득점 행진을 시작했다. 등 번호를 30번에서 19번으로 고쳐 달았던 2006-2007시즌 바르셀로나는 팀 중심을 호나우지뉴에서 메시로 바꿔가고 있었다. 이 시즌 메시는 라리가, 챔피언스리그, 코파 델 레이, 슈퍼컵,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총 5개 대회에 출전했으며 36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주로 오른쪽 윙 포워드로 출전했던 메시는 1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의 윙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특히 헤타페를 상대로 디에고 마라도나의 득점을 떠올리게 하는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 후 넣은 골과 엘 클라시코에서 기록한 해트트릭은 아직도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시즌 종료 후 메시는 2007 발롱도르 3위, 2007 피파 올해의 선수상에서는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 최고 반열에 올라섰다.
메시의 첫 발롱도르는 2009년이다. 2009-2010시즌 메시는 리그 35경기에 출전해 34골을 기록하며 라리가 득점왕에 올라섰고 바르셀로나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 시즌 메시의 활약에 힘입은 바르셀로나는 라리가를 포함해 코파 델 레이,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UEFA 챔피언스 리그, UEFA 슈퍼컵, FIFA 클럽 월드컵에서 모두 우승하며 전무후무한 6개 대회 '전관왕'을 달성했다.
이후는 탄탄대로였다. 차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로 구성된 역대급 중원 조합과 완벽한 조화를 뽐냈고 2014년 여름 루이스 수아레스가 팀에 합류하면서 네이마르와 함께 축구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공격 조합, MSN을 구성해 유럽 무대를 호령했다.
메시에게도 위기는 찾아왔다. 영원할 것 같았던 바르셀로나의 시대는 주제프 마리아 바르토메우 클럽 회장의 방만한 운영으로 흔들렸고 재정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렇게 메시는 2021년 눈물을 흘리며 바르셀로나를 떠나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했다.
PSG에서의 생활은 어려웠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첫 시즌(2021-2022), 메시는 공식전 34경기에서 11골과 15개의 도움을 올렸다. 메시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이었다.
두 번째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팀에 녹아들기 시작한 메시는 다시 만난 '단짝' 네이마르, 프랑스의 신성 킬리안 음바페와 합을 맞춰가기 시작했고 2022년 11월 열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했다.
월드컵은 메시에게 오랜 '숙제'였다. 카타르 월드컵 전 메시가 월드컵 우승과 가장 가까웠던 순간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이었다. 조별 리그를 뚫고 올라와 16강에서 스위스, 8강에서 벨기에를 차례로 1-0으로 격파했고 준결승전 네덜란드를 만나 승부차기 끝에 결승으로 향했다. 그러나 결승전 독일에 0-1로 패배하며 월드컵 우승이 코앞에서 좌절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는 16강에서 음바페의 프랑스에 3-4로 패배하며 메시는 다시 고개를 떨궜다.
메시의 마지막 도전인 카타르 월드컵, 마침내 메시의 '라스트 댄스'가 펼쳐졌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아르헨티나지만, 선수들은 이 패배를 밑거름 삼아 하나로 뭉쳤다.
메시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작성했다.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치른 경기에서 5번의 POTM에 선정됐다. 특히 메시는 16강부터 8강, 4강, 결승전에서 모두 POTM(Player of the Match)에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결승전에서는 홀로 2골을 넣으면서 대회 마지막까지 아르헨티나의 득점을 직접 담당하기도 했다.
음바페의 프랑스와 다시 만난 결승전,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접전이었던 이 경기에서 곤살로 몬티엘의 승부차기 슈팅이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이어지자 메시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흐느꼈다. 이 장면은 메시의 8번째 발롱도르 수상이 발표되자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소셜 미디어에 다시 공유됐다.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고 커리어 끝자락에서 조국을 월드컵 챔피언으로 만든 메시는 미국 MLS 인터 마이애미 소속이다. 유럽을 떠나 미국에서 선수 생활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메시는 8번째 발롱도르와 함께 "난 바르셀로나에서 멋진 시절을 보냈고 수년간 세계 최고의 팀에서 모든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행운을 누렸다. 유일하게 맛보지 못한 우승은 월드컵이었다.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트로피 말이다. 모든 아르헨티나 소년들의 꿈은 국가대표팀과 함께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신께 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바르셀로나를 떠날 때 너무 이상한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때 공유한 감정은 여러모로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난 내 커리어 내내 많은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함께한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눌 자격이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난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바르셀로나로 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시는 "개인적으로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엘링 홀란(2위)와 음바페(3위)를 잊고 싶지 않다. 그들은 아마 몇 년 안에 이 상을 받게 될 것이다. 나는 많은 젊은 선수들을 지켜보며 오래오래 좋은 축구를 즐길 것이다. 난 이 시상식에 몇 년 동안 참가할 만큼 운이 좋았다. 그동안 함께 여기에 자리했던 선수들은 많이 바뀌었지만, 그들의 수준은 떨어지지 않았다"라며 유럽 무대에 작별을 고했다.
세계를 깜짝 놀래키며 등장했던 유망주 메시는 자신의 전성기에 클럽을 유럽 최고의 팀으로 끌어 올렸다. 많은 위기를 겪었던 메시지만, 실력으로 이겨냈고 마침내 조국을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올려놓은 뒤 다시 한번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고 유럽 무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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