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자유로운 출구 없다" 서방기업 철수에 제동
달러·유로화로 인출시 불이익
러시아가 자국에서 자산을 매각하거나 사업을 철수하려는 서방 기업들에 대한 신규 자본이동 규제에 착수했다.
31일(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서방이 러시아를 상대로 벌이는 '준전쟁'을 고려할 때 서방 기업들은 특별 제재를 적용받는다"며 러시아를 떠나는 서방 기업들에 대한 엄격한 자금 규제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에 따르면 외국 기업 철수 문제는 정부 특별위원회가 다룰 예정으로 외국 기업이 철수할 때 위원회가 정한 조건이 적용될 예정이다. 그는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서방 기업에 관한 조건에 대해 "분명 자유로운 출구는 있을 수 없으며, 위원회가 엄격히 규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내 자산을 매각하는 서방 기업들은 달러나 유로화로 수익금을 인출하는 것에 제약을 받게 된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서방 기업들은 향후 러시아에서 철수할 때 사업 매각 대금을 루블화로 받는 데 동의해야 한다.
달러나 유로화로 받는 것을 강행하는 서방 기업들은 해외 송금 지연이나 매각 대금 손실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루블로 사업 매각 대금을 받은 서방 기업들은 러시아나 본국에서 루블을 원하는 통화로 환전할 수 있다.
외신들은 러시아의 이 같은 자금 제재 조치를 루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러시아의 새 자본 통제 조치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초 달러당 72루블에 머물던 루블화 가격은 이달 초 100루블 아래로 20% 넘게 하락했다.
다만 러시아 당국은 이번 서방 기업 특별 규제가 루블화 환율과는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는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에 개방적"이라며 "일부 기업은 떠나지만 다른 기업들은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러시아의 서방 기업 제재에 따라 한국을 포함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비우호' 국가 출신 기업들은 러시아 사업 철수 시 불리해질 전망이다. 현재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비우호' 국가에는 한국 외에도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회원국, 캐나다 등이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제2 도시 상크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보유한 현대차의 철수 계획에도 변수가 불가피하게 발생했다. 앞선 30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현대차가 작년 3월부터 가동을 중단한 자동차 공장 중단 기간을 오는 11월 30일까지 연장하는 동시에 러시아 측에 매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에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은 "현대차가 러시아 업체에 인수될 예정"이라며 "곧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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