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가을’ 또 이겼다이노스…‘1988 해태’ 불러냈다
KT와 PO 2차전, 3 대 2 승리
신민혁, 6.1이닝 무실점 인생투
9회말 김주원 호수비로 마무리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딱 1승’
프로야구 NC의 가을 기세가 무섭다. 가을야구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이제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겨뒀다.
NC는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KT를 3-2로 이겼다. 정규시즌 4위를 하고 와일드카드전에서 두산을 바로 꺾은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SSG에 3승을 거둔 NC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정규시즌 2위 KT에 2승을 먼저 거뒀다. 올해 포스트시즌 6연승을 달린 NC는 2020년 한국시리즈 4~6차전 승리까지 포함해 9연승을 기록했다. 1987년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1988년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9연승을 달린 해태와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연승 타이를 이뤘다.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따낸 팀이 한국시리즈에 나간 것은 17번 중 15번이다. 88.2%의 확률을 잡은 NC는 1승만 더하면 통합우승을 달성한 2020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다.
리그 최강 선발 팀 KT를 상대로 힘겨운 선발 싸움을 하리라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부상에서 회복한 특급 에릭 페디가 1차전에서 12탈삼진 역투로 승리한 NC는 사실상 ‘필승카드’를 다 써버린 상태로 남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국내 1선발이 없어 젊은 투수들 가운데 그나마 후반기 구위가 좋았던 우완 신민혁(24)을 가을야구에서 2선발로 쓰고 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 나섰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SSG를 상대로 5.2이닝 4피안타 무실점의 역투를 펼쳐 NC의 기세를 끌어올렸던 신민혁은 이날은 더욱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신민혁은 KT 타선을 맞아 6.1이닝 동안 단 1안타 1볼넷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회말 2사후 문상철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유일하게 안타를 내줬고, 7회말 1사후에야 알포드에게 처음으로 유일한 볼넷을 내줄 때까지 14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의 절묘한 배합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었다. KT 타자들의 타구 대부분이 빗맞았고 줄줄이 높이 떠 외야에서 잡혔다. 신민혁은 생애 두번째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첫 승을 거뒀다.
NC는 신민혁의 호투 속에 1회초 박건우의 2점 홈런과 3회초 김주원의 3루타 이후 KT 박병호의 실책으로 3-0으로 앞서갔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후반 뚝심 야구를 펼쳤다. 8회말 1사 2·3루에서 KT의 대타 오윤석에게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주자 계속된 2사 3루에서 마무리 이용찬을 투입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전 경기에 등판 중이지만 기복이 심한 베테랑을 조기 투입했다. 이용찬이 첫 타자 김상수에게 바로 적시타를 허용하며 2-3으로 쫓겨 불안감은 고조됐다.
그러나 9회말에도 이용찬은 등판했고 선두 두 타자 박병호와 장성우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3루의 역전 위기에까지 몰렸다. 그러나 문상철과 대타 김준태를 삼진으로 잡아 한숨 돌린 이용찬은 배정대를 자동 고의4구로 걸러 만루를 채웠다.
그리고 명수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볼카운트 2B-1S에서 오윤석이 4구째를 받아친 타구가 3루와 유격수 사이를 뚫고 외야로 빠지는 듯했으나 ‘국대’ 유격수 김주원이 다이빙 캐치, 완벽하게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KT는 선발 웨스 벤자민이 5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지만 신민혁을 극복하지 못하고 끌려간 끝에 1점 차로 패배, 벼랑 끝에 몰렸다. KT는 2일 창원에서 열리는 3차전에 국내 에이스 고영표를 선발로 내세웠고, NC는 태너 털리가 출격한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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