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 이스라엘 공격 배후 자처…'저항의 축' 속속 개입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소탕을 위한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에 대한 드론 공격을 시인했습니다.

현지시간 31일 AFP 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이날 이스라엘 동남부 에일라트 일대에서 발생한 드론의 침투 시도를 자신들이 실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16년 후티 반군 측이 주도하는 정부의 총리로 임명된 압델아지즈 빈 합투르는 이스라엘 에일라트 침투를 시도한 드론의 정체에 대해 묻자 "그 드론들은 예멘의 것"이라며 배후를 자처했습니다.

빈 합투르는 이어 "후티는 2014년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이 나라의 많은 부분을 통치하고 있다. 우리는 대이스라엘 '저항 축'의 일부로 드론 등을 이용해 싸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에일라트 쪽으로 침투하는 '적대적 목표물'을 전투기가 출격해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군이 언급한 적대적 목표물은 드론으로 추정됩니다.

또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홍해 쪽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발사된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방공시스템 애로(Arrow)로 요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마스와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군이 중고도 방공망 애로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스라엘군은 "모든 위협은 이스라엘영토 밖에서 요격됐다. 영토 안으로 침투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국경이 만나는 시나이반도 동쪽에 있는 에일라트에서는 지난 27일에도 미사일 및 드론 공격 시도가 있었습니다.

당시 에일라트로 향하던 미사일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의해 격추됐고, 드론은 이집트 쪽에 추락했습니다.

추락한 드론 파편으로 인해 이집트인 6명이 다쳤습니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당시 공격 시도의 배후가 후티 반군일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스라엘군이 자국을 공격한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전쟁에 나선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미 반이스라엘 성향의 중동 무장세력의 전쟁 개입이 점차 늘어나는 양상입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전쟁 초기부터 로켓과 박격포, 대전차 미사일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를 공격해 왔습니다.

이스라엘은 야포와 드론, 전투기 등으로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기지 등에 반격을 가했습니다.

이어 시리아에서도 이스라엘이 점령한 북부의 골란고원 등지로 여러 차례 로켓이 발사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시리아 정부나 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는 이에 관한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라크 시아파 무장정파(민병대),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은 하마스와 함께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으로 꼽힙니다.

이들은 스스로를 '저항의 축'으로 부르지만, 서방과 이스라엘은 이들을 '악의 축' 또는 '이란의 대리 세력'(Proxies)으로 칭합니다.

이현영 기자 leeh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