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위기의 한국 영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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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에서 이선균으로 이어진 '마약 스캔들'이 한국 영화계를 초토화시켰다.
이선균 주연의 제작비 약 180억원이 투입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추석에 맞춰 개봉한 대작 한국 영화 3편('천박사 퇴마 연구소' '거미집' '1947 보스톤')이 모두 손익분기점도 못 넘겨 영화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정부 지원금마저 줄어드는 등 잇따르는 악재에 영화계는 패닉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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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봉한 영화들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추석에 맞춰 개봉한 대작 한국 영화 3편(‘천박사 퇴마 연구소’ ‘거미집’ ‘1947 보스톤’)이 모두 손익분기점도 못 넘겨 영화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흥행 보증수표인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김지운 감독) 관객이 고작 31만명에 그친 건 일대 사건이었다. ‘인기 배우’ 하정우·임시완 주연의 ‘1947 보스톤’(강제규 감독)도 관객 100만명을 못 넘겼다. 2021년 추석 시즌에 ‘오징어게임’, 지난해는 ‘수리남’이 공개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올해는 화제작이 없던 터라 이 같은 결과가 더 뼈아프다.
이런 부진 탓인지 개봉을 보류하는 영화도 나온다. 박보검·수지·탕웨이가 주연을 맡은 ‘원더랜드’(김태용 감독), 최민식·박해일 주연의 ‘행복의 나라로’(임상수 감독)는 제작이 끝났지만 개봉하지 않고 있다. 시즌1 흥행에 실패했던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2’도 개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제작된 콘텐츠를 제때 공개하지 못하면 자금 흐름이 막히고, 영화계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비용 상승도 영향을 줬다. 티켓값이 1만5000원으로 대폭 올라 4인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면 팝콘·콜라 값과 더해져 10만원가량 든다. 이러니 “꼭 극장에서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영화가 아니면 관객들이 지갑 열기를 꺼린다고 한다. 정부 지원금마저 줄어드는 등 잇따르는 악재에 영화계는 패닉 상태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지혜를 모아 위기를 잘 극복하기를 바란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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