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상처뿐인 경영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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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전 부회장이 촉발한 경영권 분쟁은 실패로 끝났다.
주주와 임직원들이 신동빈 회장 손을 들어준 이유는 경영 성과였다.
구광모 회장 체제가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과 투자로 안정 속의 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 시점에 '상속 분쟁'은 구 회장 경영권을 흔들려는 의도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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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미지·성장동력 깎아
조속 마무리로 피해 최소화
미래 사업 도전 성과 쌓아야
#2015년 7월. 롯데그룹이 2세 경영권 승계를 두고 돌연 ‘형제의 난’에 휘말렸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동원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몰아내려한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 각 이사직에서 해임된 뒤 ‘신동빈 원톱 체제’로 후계 구도가 정리된 직후였다. 신 전 부회장은 무단으로 녹음한 신격호 명예회장 육성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키고,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 등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들을 끌어들여 롯데호텔 신관 34층 집무실을 물리적으로 장악하기도 했다.
#2023년 10월. 경영권 승계의 모범으로 불려온 LG가에서 상속 분쟁이 진행 중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모친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한 지 반년 만에 지난 5일 첫 변론이 이뤄졌다. LG그룹은 75년 동안 GS, LS, LX 등 여러 계열 분리를 거치면서도 어떤 잡음도 일으키지 않아 인화(人和) 이미지를 굳혔다. 그런 LG가에서 75년 무분쟁 기록을 깨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상속 소송 첫 변론 기일에서는 구 회장에게 LG그룹의 경영 재산을 모두 승계한다는 고 구본무 전 회장의 유지가 담긴 메모가 있었고 이를 세 모녀도 확인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하범종 LG경영지원부문장 등에 따르면 구 회장 상속분이 100%라는 메모 내용을 전해 들은 김 여사는 ‘딸들에게도 지분을 나눠줄 것’, ‘(본인이) 지정하는 재단 등으로 기부처를 늘려 줄 것’ 등을 요청하며 합의서를 두 차례 수정했고, 그 모든 요청이 담기고 나서야 2018년 11월 최종 합의서에 날인했다.
법조계에서는 적법한 과정을 거쳐 상속재산분할에 관한 합의서가 작성된 데다 제척기간(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 3년을 넘겼다는 점에서 세 모녀의 승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궁금한 건 소송을 제기한 배경이다. 이들이 합의한 LG 지분과 부동산, 미술품 등 자산이 부족해서일까. 세 모녀가 보유하고 있는 재산은 올해 초 기준 1조3000억원 규모라고 한다. 일반인들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다.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LG그룹 경영권을 노린 소송이라는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구광모 회장 체제가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과 투자로 안정 속의 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 시점에 ‘상속 분쟁’은 구 회장 경영권을 흔들려는 의도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롯데, 대한항공 사례에서 보듯 가족간 경영권 다툼은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다. 경영권 분쟁의 승자는 법정이 아니라 성과와 리더십으로 시장에서 가려진다.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소비자 신뢰, ‘인화 경영’의 역사를 감안할 때 LG가 분쟁은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 지금은 LG그룹이 미래 사업에 대한 도전으로 성과를 쌓아야 할 때다.
김기환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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