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혔던 벨기에 참전 전사자, 한국전쟁 70년 만에 이름 되찾아
[앵커]
올해가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인데요.
벨기에도 유엔군 깃발 아래 참전한 나라 중 하나죠.
하마터면 역사 속에 영영 묻힐 뻔했던 한국전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현지에서 열렸다고 하는데요.
베베런에서 정빛나 특파원입니다.
[기자]
덮여 있던 유엔군 깃발을 걷어내자, 한국이라는 단어와 함께 각인된 세 사람의 이름이 나옵니다.
벨기에 북부에 있는 작은 도시인 베베런 출신 한국전쟁 전사자들입니다.
전쟁 당시 이 지역에서만 22명이 자원병으로 한국행을 택했고, 그 중 3명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지역 출신 전사자로 공식 등록된 건 한 명뿐.
행정상 오류로 명단 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 늦기 전에 한국전쟁 참전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현지 시민단체와 지역사회 주도로 70여년 만에 바로 잡았습니다.
도심 전쟁기념비에는 한국전 전사자 세 명의 이름이 새겨졌고, 이 지역 출신 참전용사 22명 전원에 대한 기록집이 발간됐습니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참전용사를 위한 감사패를 특별 제작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마르크 판덴보스허 / 한국전쟁 전사자 유족> "이제라도 전사자가 제대로 기록돼 기쁘긴 하지만 너무 오래 걸려서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 만약 정전 50주년 때 했더라면 훨씬 더 많은 형제들이 살아 있었을 텐데."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 지났지만,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은 각지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벨기에 베베런에서 연합뉴스 정빛나입니다. (shine@yna.co.kr)
#참전용사 #벨기에 #한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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