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호수비로 공룡군단 구해낸 NC 김주원 “다른 생각 안 하고 몸 날려…APBC 보단 KS 우승이 먼저” [PO2 인터뷰]

“(오윤석의 타구가) 바운드가 되면 무조건 살겠다 싶어서 다른 생각을 안 하고 몸을 날렸다.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출전과 한국시리즈 우승, 둘 다 하고 싶긴 한데, 한국시리즈 우승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호수비로 NC 다이노스의 승리를 지켜낸 김주원이 소감을 전했다.

NC는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KT위즈를 3-2로 눌렀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결정적인 호수비로 NC를 구해낸 김주원.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호수비를 선보인 김주원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전날(30일) 진행된 1차전에서도 9-5로 승전고를 울렸던 NC는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 무패를 기록, 한국시리즈 진출에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9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한 김주원의 공·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먼저 그는 NC가 2-0을 근소히 앞서던 3회초 선두타자로 출격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후속타자 손아섭의 땅볼 타구에 상대 1루수 박병호의 포구 실책이 겹치며 김주원은 홈을 밟았다.

이후 나머지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김주원은 여러차례 호수비로 NC의 내야진을 지켰다. 그중 백미는 NC가 3-2로 간신히 리드를 지키던 9회말이었다.

당시 마운드에 있던 이용찬은 박병호와 장성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 3루에 몰려있었다. 이어 그는 후속타자 문상철과 김준태를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김준태의 대주자 정준영에게 2루도루를 내줬고, 배정대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며 2사 만루에 봉착했다.

단 하나의 안타만 나오더라도 경기 승패가 바뀔 수 있었던 상황. 타석에 들어선 오윤석은 이용찬의 4구 129km 포크를 걷어 올려 유격수 방면으로 안타성 타구를 날려보냈다.

그러나 위기에 몰린 NC에는 김주원이 있었다. 그는 유려한 슬라이딩 캐치로 이를 잡아내며 NC의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날 결과로 NC는 한국시리즈행 티켓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오윤석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낸 NC 김주원.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경기 후 만난 김주원은 “(오윤석의)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바운드가 되면 무조건 살겠다 싶었다. 다른 것을 생각 안 하고 몸을 날렸던 것 같다”며 “팀 선배들이 다 잘했다고 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NC는 이번 가을야구 들어 거센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4위를 마크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2선승제)과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각각 두산 베어스, SSG랜더스를 상대로 단 한 차례의 패전도 하지 않으며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기세가 오른 NC는 이후 1차전에 이어 이날도 KT를 제압하며 올해 포스트시즌 6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 2020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범위를 넓히면 9연승으로 이는 1987~1988년 해태 타이거즈가 두 시즌에 걸쳐 작성한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기록 타이다.

이날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NC의 포스트시즌 연승 행진에 힘을 보탠 김주원은 “마지막까지 타이트하게 해서 이기니 팀 분위기가 더 올라온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그러면서 그는 3회초 3루타를 친 상황에 대해 “타격감은 항상 똑같은데 결과가 안 나왔다. 그 전까지 타석에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이 쓰였는데 오늘 3루타도 치고 하다 보니 마음이 놓이는 것 같다”고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김주원은 11월 초·중반에 열리는 APBC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단 NC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일정상 출전이 어려워 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둘 다 하고 싶은 욕심이 큰데 한국시리즈에 올라가게 된다면 팀 우승이 먼저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수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