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2사 만루 위기까지 극복한 NC, 6연승 강인권 감독 “아직도 진정이 안된다”[PO2]
벌써 가을야구 6연승이다. 이제 승리에 익숙할 만도 한데 강인권 NC 감독은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숨 막히는 승부였다.
NC가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KT를 3-2로 꺾었다. 1승만 더하면 한국시리즈에 오른다. 9회말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유격수 김주원이 내야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너무 힘들고, 아직도 진정이 잘 안 된다”고 웃었다. 김주원의 마지막 수비를 두고 “맞는 순간 안타인 줄 알았는데 수비위치 선정도 좋았고 다이빙도 좋았다. 형들이 어려움을 만들었는데, 막내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것 같다”고 칭찬했다.
강 감독은 “경기 초반 박건우의 홈런이 나오면서 기선을 제압했고, 신민혁의 눈부신 호투가 있었기 때문에 막판 좀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수들 모두 다 집중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총평을 남겼다.
강 감독의 말처럼 이날 선발 신민혁의 투구는 눈부셨다. 6.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강 감독은 “이렇게까지 잘 던질 줄은 예상 못 했다”며 “확실히 큰 경기에 강한 투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수 김형준을 다시 칭찬했다. 김형준의 경기 운영과 투수 리드가 있었기에 신민혁의 투구도 더 빛이 났다고 했다.
NC는 이날 신민혁이 내려간 이후 힘겨운 막판 싸움을 벌였다. 그간 류진욱과 함께 ‘방탄 불펜’으로 경기 후반을 책임졌던 김영규가 등판하지 못했다. 강 감독은 김영규에 대해 “부상이나 그런 건 아니다”면서 “어제 던지는 걸 봤을 때 스피드가 좀 저하된 걸 느꼈다. 오늘은 최대한 등판 안 시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7회 1사에 류진욱을 올렸고, 8회 2사에 마무리 이용찬을 올렸다. 포스트시즌 들어 계속 불안했던 이용찬이다. 이날도 올라오자마자 김상수에게 빗맞은 안타를 허용해 승계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9회에는 연속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까지 몰렸다.
이용찬이 불안한 가운데 강 감독은 김영규를 아꼈다. ‘뚝심’ 있는 불펜 운용이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이동일을 포함해 이틀 휴식을 확보한 김영규가 제 구위를 회복한다면 강 감독의 선택은 더 큰 효과로 이어진다.
NC는 이날 승리로 포스트시즌 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2020시즌 한국시리즈 4·5·6차전 3연승을 포함해 9연승으로 1987~1988 해태와 동률이다. 1경기만 더 이기면 신기록이다. 동시에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까지 세운다. 2000년 현대가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7연승을 달렸다.
강 감독은 “제가 연승 기록에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며 “계속해오던 대로 기록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NC가 포스트시즌 연승 기록을 새로 세운다는 건 곧 플레이오프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른다는 뜻이다.
수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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