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에이스' 등극한 NC 신민혁 "무실점 피칭 이어가고파"[PO2](종합)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높인 것이 주효"
(수원=뉴스1) 서장원 기자 = 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인생투'를 펼친 신민혁(NC 다이노스)이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신민혁은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 6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NC가 KT에 3-2로 승리하면서 신민혁은 프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가 됐다.
전날 1차전에서 에이스 에릭 페디를 내세워 완승을 거둔 NC는 2차전 선발로 신민혁을 내보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가 있지만 가을 야구에서 페이스가 좋지 않아 신민혁이 2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이 선택은 옳았다.
앞선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선발 중책을 맡아 5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에 발판을 놓은 신민혁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도 기세를 이었다.
올 시즌 KT를 상대로 5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는데, 여러차례 상대하면서 얻은 경험과 자신감이 이날 투구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큰 위기도 없었다. 2회 문상철에게 2루타를 허용해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것 이외엔 5회까지 무사사구 1피안타로 KT 타선을 완벽 봉쇄했다. 투구수는 50개에 불과했다. KT 타자들의 감도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지만 그에 앞서 신민혁의 제구가 뒷받침 된 공격적인 피칭이 있었기에 완벽한 봉쇄가 가능했다.
6회에도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며 호투를 이어간 신민혁은 7회 위기를 맞았다.
선두 타자 황재균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낸 신민혁은 앤서니 알포드에게 이날 경기 첫 볼넷을 내주며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박병호에게 3루 땅볼을 이끌어내 병살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3루수 서호철의 송구를 2루수 박민우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면서 주자들이 모두 살아남았다. 이닝이 끝났어야 될 상황이 1사 1, 2루가 됐다. 결국 NC 벤치는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신민혁을 내리고 류진욱을 투입했다.
가을 야구에서 김영규와 함께 철벽투를 펼치고 있는 류진욱은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후속 타자 장성우에게 범타를 이끌어냈고, 1-6-3 병살타로 연결해 이닝을 끝냈다. 신민혁의 자책점도 0을 유지했다. 그리고 NC가 승리하면서 신민혁은 선발승과 함께 데일리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경기 후 신민혁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특히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서 편하게 승부했다"며 이날 투구를 돌아봤다.
강인권 NC 감독은 "신민혁이 이 정도로 잘 던질 줄은 몰랐다. 가을에 강한 투수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민혁은 "가을에 처음 던져봐서 잘 모르겠다. 그냥 나도 모르게 잘 던진 것 같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7회 위기상황에서 내려갔지만 신민혁의 투구수는 81개에 불과했다. 완봉도 가능했던 페이스였기에 더 던지고 싶은 마음도 있을 터였다.
신민혁은 "살면서 완봉이란걸 해본 적이 없다. 한 번 끝까지 던지고 싶은 생각도 했지만 우리 팀 불펜이 좋으니 믿고 기분 좋게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9회 2사 만루 위기에서 KT 오윤석의 안타성 타구를 김주원이 엄청난 슈퍼 캐치로 잡아내자 더그아웃에 있던 신민혁도 포효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주원의 호수비를 지켜본 소감을 묻자 신민혁은 "'역시 우리 주원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옆에 앉아있던 김주원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신민혁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가을 야구를 통해 어엿한 NC의 토종 에이스로 떠올랐다.
신민혁은 "당연히 계속 무실점을 이어가고 싶다. 한국시리즈에 가게 되면 오늘처럼 잘 던지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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