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84.3km…‘월드시리즈 사상 가장 빠른 홈런’ 날린 시거
창단 후 첫 우승까지 한 걸음 전진
선발 셔저 허리 부상 최대 변수로
텍사스 코리 시거가 2023년 메이저리그 가을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결정적인 2점 홈런, 위기를 막는 호수비 등 공수 맹활약으로 월드시리즈 3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텍사스는 3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애리조나를 3-1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다시 앞서나가며 창단 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텍사스는 3회초 마커스 시미언의 적시타에 이어 시거의 2점 홈런으로 단숨에 3점을 뽑았다. 시거는 애리조나 선발 브랜던 팟의 초구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타구속도 시속 184.3㎞, 비거리 128m의 대형 홈런. 타구속도 시속 184.3㎞는 스탯캐스트(타구 추적 시스템)가 도입된 2015년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나온 홈런 중 가장 빠른 것이다.
시거의 홈런 이후는 텍사스 불펜의 시간이었다. 호투하던 선발 맥스 셔저가 3이닝 만에 허리 통증으로 교체됐다. 2회 타구에 허리를 맞은 여파로 보였다. 예상 못한 대형 악재가 터졌지만, 불펜 투수들이 대활약했다. 급하게 올라온 존 그레이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조시 스보즈와 아롤디스 채프먼, 호세 르클럭이 7·8·9회 차례로 등판했다. 채프먼만 8회 1실점을 했다.
KBO 출신 애리조나 메릴 켈리의 호투에 막혀 2차전을 내줬던 텍사스는 이날 승리로 다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다만 셔저의 갑작스러운 부상은 부담스럽다. 시리즈가 길어질 경우 셔저의 공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리그 최다 연봉을 받으면서도 시즌 도중 뉴욕 메츠에서 트레이드됐고, 텍사스 이적 후에는 시즌 막판 부상을 당했다. 포스트시즌 들어 조기 복귀했지만 2차례 등판에서 부진했다.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사이영상 3회 수상자의 자존심을 회복하려 했지만 타구에 맞는 불운에 다시 쓰러졌다.
1차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아돌리스 가르시아도 8회초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된 뒤 옆구리를 부여잡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텍사스가 값진 승리를 거뒀지만, 상처 또한 작지 않다.
월드시리즈 4차전은 1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텍사스는 좌완 앤드루 히니를, 애리조나는 좌완 조 맨티플리가 선발로 나선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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