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김원형 감독 전격 경질…세대교체 ‘신호탄’
3년 재계약 1년 만에 중도하차
김원형 “내 역량이 부족했다”
2022시즌 SSG를 프로야구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이끈 김원형 감독(51·사진)이 31일 전격 경질됐다. 구단은 눈앞의 성적 대신 ‘미래’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SSG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김 감독과의 계약 해지 소식을 밝혔다. 이로써 2021시즌부터 시작된 SSG와 김 감독의 ‘동행’은 3시즌 만에 종료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와중에 구단으로부터 3년 총액 22억원의 재계약 선물을 받은 김 감독은 남은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SSG는 NC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이후 다음 시즌 코치진, 선수단 구성과 관련한 논의에 돌입했다.
애초 감독 교체는 논의 대상이 아니었으나, 지난 27일 1차 회의에서 “좀 더 과감한 큰 폭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이날 최종 회의를 통해 감독 변경에 대한 합치된 의견을 도출했다. 김성용 단장은 낮 12시30분께 김 감독에게 경질 사실을 통보했다.
김 감독은 경향신문과 통화하며 “내 역량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복잡한 속내를 전했다.
구단 측 설명을 종합하면 김 감독 경질 사유는 ‘세대교체’와 관련 있다. SSG는 올 시즌 리그에서 평균연령(28.9세)이 가장 높다. 리그 최고령 추신수(41)가 이번 시즌에도 주전 톱타자로 기용됐고, 불펜은 노경은(39)이 없다면 굴러가지 않을 정도로 베테랑 의존도가 높았다.
반면 선수단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신예들의 활약과 육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SSG 관계자는 “김 감독님이 오셔서 우승하고 성적도 냈지만, 저희 팀을 보면 젊은 선수들이 조금 더 해줘야 하는 구성이다. 앞으로 그렇게 가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겠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성적과는 무관한 결정이라고는 하나, SSG가 ‘윈나우(Win Now)’ 노선을 걷는 팀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 시즌 성적 또한 SSG가 김 감독과 결별을 택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SSG는 이번 시즌 전반기를 2위로 마친 뒤 후반기 들어 투·타 엇박자를 노출하며 한때 가을야구 진출조차 불투명한 처지에 놓였었다.
뒷심을 발휘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또다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모기업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번 시즌 도중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달린 김 감독 비판 글에 “너만 아는 거 아니야. 기다려봐” 등의 댓글을 단 적이 있다.
SSG는 팀 상황과 운영 방향성 등을 고려해 후임 감독 선임 절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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