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구멍’ 없는 9명
손아섭부터 상위 타순 연속 안타
홈런 7개 중 6개는 하위가 담당
NC의 가을야구 5연승 비결로
올 시즌 타격지표 선두 LG처럼
하위 ‘뻥 야구’ 실현…KS행 기대
지난 30일 KBO리그 플레이오프 수원 1차전에서 ‘괴력투’로 다시 존재감을 뿜어낸 NC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본인이 한국의 ‘국보투수’ 선동열과 비견된다는 질문에 “조금이라도 닮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특정 분야에서 진한 족적을 찍은 대상을 닮고 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 칭찬이 될 수 있다. 올해 가을야구에서는 NC 타선이 정규시즌 각종 타격 지표를 주도한 한국시리즈 선착 팀 LG 타선을 닮아가고 있다.
정규시즌 LG 타선의 특징은 상하위 타순 편차가 거의 없었다는 데 있었다. 예컨대 타석에 박해민이 들어설 때면, 중계화면 속 그의 얼굴만 봐서는 타순 짐작이 어려웠다. 박해민은 정규시즌 9번 타자로 74경기, 8번 타자로 33경기 출전한 가운데 정규시즌 막판에는 2번으로 이동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2번 타자로 출전한다.
LG는 올 시즌 팀 타율 1위(0.279), 팀 장타율 1위(0.394), 팀 출루율 1위(0.361), 팀 OPS 1위(0.755) 등 각종 타격지표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았는데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라인업 어느 곳에도 이른바 ‘구멍’이 없었기 때문이다.
NC는 지난 19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부터 지난 30일 KT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가을야구 5연승을 거두고 있다.
무엇보다 빛났던 것은 공격력이다. 지난 25일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최정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배정대에게 만루홈런을 내줬는데도 불구하고 더 센 공격력으로 이겨내고 있다.
가을야구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8.2점을 뽑아내면서 10.6개의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홈런도 7개를 때리고 있는데 그중 6개가 6번 이하 하위 타순에서 쏟아졌다. 8번으로 주로 나오는 김형준이 3개를 터뜨렸고, 서호철과 김성욱, 오영수가 각각 1개씩을 쏘아 올렸다.
중심타선에서 나온 홈런은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이 4번 타순에서 때린 것이 유일했다.
이를 고려하면, LG가 올 시즌 시즌 출발선에서 기대했던 하위 타순의 ‘뻥 야구’를 NC가 지금 해내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7, 8번에 이재원과 박동원을 두고 간간이 터지는 홈런 한 방으로 흐름을 바꾸는 경기를 종종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재원이 부상 등으로 기대만큼 움직이지 못했지만, 박동원이 시즌 초중반 ‘MVP급’ 방망이를 휘두르며 ‘뻥 야구’가 어느 정도 실현되기도 했다. 올해 가을야구에서는 NC 하위 타순이 ‘화약고’가 돼 있다.
손아섭-박민우-박건우로 이어지는 NC 1~3번 타순은 다른 9개 구단 모두 불편함을 느끼는 라인이다. 톱타자 손아섭은 지난 30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안타를 때린 뒤 “뒤에 좋은 타자가 있어 욕심을 버릴 수 있었다. 투수들도 나와 승부하려 하다 실투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상대 배터리 시선에서 신경 쓰이는 타자들이 계속 이어질 때 ‘타선’은 의미 그대로 연결력이 생긴다. 서로서로 도움을 주면서 일종의 시너지 효과도 일어난다.
정규시즌에는 LG 타선이 그랬고, 가을야구에서는 NC 타선이 같은 길로 접어들고 있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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