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송년 모임 ‘소폭’ 한 잔 하면 음식보다 술값이 더 나올 수도

오비맥주 이어…하이트진로도 병값 상승 등 반영 소주·맥주 출고가 인상

조만간 오른 가격표로 바뀔 소주·맥주 하이트진로가 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힌 3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하이트진로의 소주와 맥주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맥주에 이어 소주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달 참이슬 1병 출고가가 약 80원 상승한 1200원대가 되면서 마트나 식당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은 더 오를 공산이 커졌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9일부터 소주와 맥주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지난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소주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는 6.95% 오른다. 소주 인상 대상은 360㎖ 병과 1.8ℓ 미만 페트류 제품이다.

참이슬 360㎖ 1병은 80원가량 오른 1200원대에 출고된다. 담금주를 비롯한 1.8ℓ 이상의 페트류 제품과 일품진로는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가격 인상 결정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연초부터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오르고 신병 가격은 21.6%나 인상되는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발맞추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 켈리 등 맥주 제품 출고가도 평균 6.8% 오른다. 지난 4월 출시된 켈리는 반년 만에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편의점 등에서 판매 비율이 높은 500㎖ 캔맥주 가격은 유지된다.

하이트진로는 주류 취급 거래처에 가격 인상 시점 전까지 충분한 물량을 공급해 인상 전 가격으로 재고를 확보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주류 소비가 증가하는 연말을 앞두고 맥주와 소주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앞서 오비맥주가 재료비, 물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출고가 인상으로 병당 5000~6000원 수준인 소주·맥주의 음식점 판매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9월 외식용 맥주와 소주 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각각 4.4% 올랐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을 웃돈다.

소주 ‘처음처럼’을 제조하는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검토 중인 단계로, 아직 구체적인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